김남길(34세)이 띠동갑 설현(22세)이 “여자친구로 연기하는 것에 부담이 됐다”고 전했다.



AOA 설현, 김남길, 설경구, 오달수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원신연 감독)’의 제작보고회가 8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렸다. 설현으로서는 영화에서 첫 주연작이다. 김남길은 “캐스팅에 부담됐다. 설현이 여자친구였기 때문이다. 일단 내가 정신연령이 낮아서 대화가 잘 통했다”고 말했다.



원신연 감독은 “설경구 선배님이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선택을 해줬다. 여러 가지로 감사했다”고 했고, “김남길의 또래는 스타가 많다. 하지만 배우가 없다. 김남길은 착한 눈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김남길의 눈 속에 또 다른 눈이 있었다. 서늘한 ‘설안’을 가지고 있는 배우였다”고 그의 연기력을 평가했다.



또 원 감독은 “촬영 현장에서 설현을 아무도 못 알아본다. 설현은 백도화지 같다. 점을 찍으면 바로 들어난다. 시골 농협에 다니는 20대 초반의 여자가 ‘저렇게 예뻐도 되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불안감을 설현이 본능적인 연기로 소화했다”고 말했다.



촬영장 분위기는 김남길이 주도했다. 김남길은 “설현이 첫 장르물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많이 웃겨줬다. 주로 ‘방구’와 ‘똥’ 대화를 했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한편 설경구는 “영화 전체적으로 김남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줄타기를 해야 하는 역이다. 나도 김남길의 연기에 대해 헷갈릴 때도 있었다. 감독님과 내 연기 외에 김남길의 연기에 대해 많이 말했다”고 전했다. 김남길은 “역에서 내가 놀 수 있게 해줬다. 현장에서 설경구 선배님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영광”이라고 얘기했다.



한편 설현은 “내가 활동을 많이 해 대중들이 많이 노출됐다. 고정된 이미지가 있을 것 같다. 스스로를 보니 외면적으로, 내면적으로 이미지가 같았다. 그래서 하루하루 도전을 하는 느낌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설현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전 연쇄살인범 병수(설경구 분)의 딸인 은희를 연기한다. 그리고 그와 그녀의 곁을 맴도는 살인자의 눈빛을 가진 태주(김남길 분). 소설가 김영하의 원작을 각색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9월 개봉한다. 김정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