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투도장’ 등 6편 무료상영

다큐멘터리 영화는 투박하고 지루하다? 그럼 이런 얘기는 어떤가. 전직 프로 복서인 리처드 로드가 세운 권투도장에는 의사, 변호사부터 회사원, 이민자, 복서 지망생, 스포츠를 좋아하는 아마추어들과 자신감을 키우려는 10대들까지…. 나이, 성별, 인종, 사회 계급에 상관없이 숱한 사람이 한데 모여 훈련한다.

	프레더릭 와이즈먼 감독의 ‘권투도장’ 한 장면. 영화의전당 제공

프로 복서를 꿈꾸는 사람부터 비대한 몸의 중장년도 있고 아마추어지만 마치 수도하듯 진지하게 단련하는 이도 있다. 이들이 운동 삼아 즐기는 것과 철저하게 몰입하는 것에는 경계가 없다. 화면 속에서는 예외 없이 프로복서처럼 훈련을 받고 있다. 만남과 대화, 훈련의 장소이자 미국식 다문화를 엿볼 수 있는 프레더릭 와이즈먼 감독의 작품 ‘권투도장’이다. 극적 요소가 배제된 다큐멘터리만의 담백한 매력이 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DMZ국제다큐영화제의 역대 화제작을 부산에서 볼 수 있다.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은 27~29일 아시아 최대의 다큐 영화제로 꼽히는 ‘DMZ국제다큐영화제’의 역대 화제작을 상영하는 ‘DMZ국제다큐영화제 아카이브 특별전’을 마련한다. 세계 유일 비무장지대(DMZ) 공간에서 평화, 생명, 소통을 주제로 2009년 시작된 DMZ국제다큐영화제는 다양한 주제와 장르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며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거리가 멀어 영화제를 찾기 힘든 지역에 있는 관객층에 DMZ 영화제를 소개하고, 다양한 다큐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다.

‘권투도장’(2010)을 비롯해 중국의 한 시골 마을에서 시작된 고속도로 건설 현장을 약 3년간 기록해 부조리한 중국 사회를 꿰뚫어 보는 장잔보 감독의 ‘더 로드’(2015), 최초의 위안부 증언자 배봉기 할머니의 10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압축해 담아낸 야마타니 테츠오 감독의 ‘오키나와의 할머니’(1979)를 상영한다. 또 급속한 경제 성장의 그늘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에 관한 중국 감독 왕빙의 다큐 ‘비터머니’(2016), 필리핀 대표 시네아스트 라브 디아즈의 ‘폭풍의 아이들, 1권’(2013), 다큐멘터리 부문 유명 사진가이자 저널리스트, 영화감독으로 활동을 펼치는 레이몽 드파르동의 카메라 인생을 고스란히 담아낸 ‘프랑스 다이어리’(2012) 등 6편을 무료로 만날 수 있다. 자세한 일정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www.dureraum.org) 참고. (051)780-6080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