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성이기에 앞서 평등한 사람이오”

	나혜석 동상. 연합뉴스

조선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페미니스트 나혜석이 한 말이다. 그녀는 이혼한 여성이 직접 자신의 이혼경위를 밝힌 ‘이혼고백서’를 쓴 인물이기도 하다.

‘이혼고백서’는 1934년 그녀가 잡지 ‘삼천리’에 실은 글에서 시작됐다.

그 글에서 나혜석은 “조선의 남성의 심사는 이상하외다. 자기는 정조 관념이 없으면서 처에게나 일반 여성에게 정조를 요구하고 또 남의 정조를 빼앗으려고 합니다”라고 1934년 8,9월호 ‘이혼고백서’에 적었다.

세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나혜석의 글은 멈출 줄을 몰랐다. 그녀는 1935년 2월호에서 “정조는 도덕도 법률도 아무것도 아니요 오직 취미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여성에게 목숨과도 같았던 정조를 선택의 문제로 돌린 사건으로 ‘나혜석’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후 파킨슨 병으로 그림조차 그릴 수 없는 몸이 된 그녀의 작품은 혹평에 시달렸다. 하지만 오늘날 예술계에서는 당시 나혜석에 가해지던 ‘혹평’들이,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가 아닌 당시 사회가 ‘이혼녀’를 향해 보내던 비난어린 시선이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11일 방송된 ‘도전골든벨’에서는 나혜석의 이름이 거론됐다. 이에 세간의 관심이 그녀에게 쏠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