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세 극복법·리더십 필요성 강조
- 파친코 등 위로담은 소설도 있어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발 변화의 물결로 미래를 예측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낀 미래를 준비할 정신적 자산을 한 권의 책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국제신문은 부산지역 주요 대학 총장들로부터 2020년 새해에 청년들에게 좌표가 될 만한 책을 추천받았다. 총장들이 20대 청춘에게 권하는 책은 ‘로마인 이야기’ ‘열국지’ ‘인간의 품격’ ‘코스모스’ 등으로 공통적으로 고전과 역사를 통해 난세를 극복하는 리더십을 배우고 ‘사람’에 천착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도덕희 한국해양대 총장은 홍성국 전 대우증권 사장의 ‘수축사회’를 택했다. 인구감소, 부채증가, 부의 양극화로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려워졌으며 여기에 새로운 과학기술은 기존 질서를 송두리째 파괴하면서 전 세계를 수축사회로 몰아넣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의 ‘한국 사람 만들기 1·2권’을 읽어볼 만한 책으로 꼽았다. 장 총장은 “한국 사람이란 과연 누구인지 한 번쯤은 스스로 고민해봐야 앞으로 살아가야 할 우리 사회를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수건 경성대 총장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의 ‘열두 발자국’을 청년들에게 추천하며 “이 책은 뇌과학을 통해 본 삶의 성찰이자 미래 세상에 대한 안내서”라고 말했다.

총장들은 지난 상처를 돌아보고 새로운 역사를 상상하기 위해 고전과 역사서를 읽어보기를 권했다. 김영섭 부경대 총장은 명나라 말기 문인인 풍몽룡이 쓴 ‘동주 열국지 전 12권’을 내일의 리더가 될 청년들이 꼭 읽어야 한다고 추천했다. 추천 이유에 대해 “이 책은 춘추전국시대 550년의 희로애락과 흥망성쇠를 담고 있다”며 “청년들에게 시공을 초월한 세상사 흐름과 역사의 엄정한 교훈, 난세를 극복할 리더십이 무엇인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부구욱 와이즈유 총장도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 대한 대처방안을 고찰하는 책으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꼽았다.

인간 존재의 의미를 깊이 있게 성찰해 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안민 고신대 총장은 데이비드 브룩스의 ‘인간의 품격’을 추천했다. 이 책은 물질과 능력보다는 겸손, 절제, 헌신 등 내적 성장이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전민현 인제대 총장은 마이클 샌델 교수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추천했다. 전 총장은 “시장의 도덕적 한계와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젊은이에게 권한다”고 말했다.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융합과 소통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제안했다. 그는 수많은 선배 과학자들의 경험과 발견을 통해 세상에 대한 통찰을 배웠다고 했다. 전 총장은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독자들에게 요구하는 우주적 관점에서 본 인간의 본질을 꾸준히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현실의 벽에 좌절하는 청춘들을 위로하는 책도 있다. 정홍섭 동명대 총장은 캐나다 철학자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를, 한석정 동아대 총장은 재미교포 작가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 1·2’를 추천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부산지역 대학총장 추천 책 목록 총장 도서명 공순진 동의대 총장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스티븐 코비) 김영섭 부경대 총장 동주 열국지 전 12권(풍몽룡, 채원방) 도덕희 한국해양대 총장 수축사회(홍성국) 부구욱 와이즈유 총장 로마인 이야기 전 15권(시오노 나나미) 송수건 경성대 총장 열두 발자국(정재승) 안민 고신대 총장 인간의 품격(데이비드 브룩스) 장제국 동서대 총장 한국 사람 만들기 1·2권(함재봉) 전민현 인제대 총장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마이클 샌델) 전호환 부산대 총장 코스모스(칼 세이건) 정홍섭 동명대 총장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에크하르트 톨레) 한석정 동아대 총장 파친코 1·2권(이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