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인권 석학들은 “세계는 강제개종이 사라지고 있는데 한국만 강화되고 있다”며, “종교에 대한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제개종 사건이 부울경 지역에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신천지예수교회의 성도들이 강제개종 관계자가 있는 부산의 ‘ㄷ’교회에서 강제개종 근절을 촉구하는 묵언 시위를 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회 제공

지난달 29일 폭력적·반인권적 강제개종 행위가 일으키는 문제성을 살펴보고 ‘반(反) 이단주의’의 실태와 이에 관한 국제적 흐름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한국에서 열렸다. 신종교운동에 대한 편협과 차별 : 국제적 문제’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세미나는 유럽의 ‘신종교연구센터(CESNUR)’와 ‘국경없는인권(HRWF)’ 두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한국의 강제개종 사례로 국내 신흥종교인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 언급됐다. 또한 미국, 중국, 일본 등 여러 국가의 반이단주의와 폭력 등이 동반된 ’강제개종‘의 근절 사례도 공유했다.

마시모 인트로비녜 신종교연구센터 대표는 신천지예수교회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신천지예수교회의 강제개종 피해 사례 수가 2003년부터 2019년 9월까지 1514건에 이른다”며 “대한민국은 ‘이단’에 대한 오래된 고정관념이 아직도 남아있는 나라고 민주주의 국가 중 유일하게 강제개종이 벌어지고 있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反)이단주의자들의 강제개종으로 신천지 교인 2명이 사망했다. 누구도 사람의 죽음을 정당화 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신천지가 이단이기 때문에 조치(강제개종)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지타 쇼리테 국제난민신앙자유관측소 회장 역시 “특정 그룹이 박해받는 주된 이유를 이해하려면 언제나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정치나 경제 상황, 이해관계 등에 휘둘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국경없는 인권’ 윌리 포트레 대표는 “지난 50년 동안 일본에서 통일교로 개종한 수천 명이 유괴의 희생양이 됐다. 과거 일본에서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 종교나 신념의 자유, 그리고 이동의 자유가 경찰과 사법부의 수동적인 공모로 인해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의 상황과 비교했을 때 현재 한국의 신천지교회의 상황은 상당한 유사점을 보인다”면서 “그러나 한국은 개종목사가 납치, 감금 등의 행위를 가족들에게 지시한다는 점, 피해자에게 개종상담 프로그램 동의서에 사인을 하도록 한다는 점 등으로 개종목사의 처벌이 훨씬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계와 인권 NGO,미디어의 인식제고가 필요하며, 강제개종을 용인하고 있는 기성교단에 책임을 묻고 유엔과 유럽 등 국제기구에 도움을 요청하고 납치와 감금 행위를 하도록 부치기고 증오 범죄를 하는 자를 고소하는 등 다차원적 전략을 통해 강제개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모든 발제자들은 “종교에 대한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한 “그 누구도 사람의 죽음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이단으로 여기기 전에 어떤 조직인지 보는 게 중요하고, 강제개종으로 인한 인권침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한국 인터넷은 반이단자들의 편향된 의견이 많아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편견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람들은 (이단에) 세뇌 당하지 않았기에 강제개종은 효과가 없다. 강제개종을 하면 시간과 돈만 들이고 실패한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양희승 종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