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노자가 도덕경에서 이른 ‘상선약수’의 의미다. 1년 내내 깨어 있는 물은 모든 것을 포용하며, 한없이 자신을 낮춘다. 폭포가 대표적이다. 폭포처럼 위에서 아래로 흐르면서 본인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 하심(下心)으로 자신을 겸손히 하고 편안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장지에 먹으로 그린 下心.

달마도의 대가 법용 스님(부산 사하구 법용 달마 문화원장)이 코로나19에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2020 下心’전을 2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부산시민회관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지역에서 20년 이상 달마도를 그려 무료로 나눠 준 스님은 이번 개인전에서는 폭포를 주제로 한 수묵화 3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모든 예술의 근원이 되어온 자연과 무위사상을 표현하기 위해 수묵을 주 재료로 사용하면서 단순히 대상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감정을 수묵화 기법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님은 오랜 세월 달마도를 그려오다 전문적으로 그림공부를 해 더 좋은 작품으로 보시하자는 마음에 쉰이 넘은 늦깎이 나이로 신라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해 2017년 학사학위, 지난 2월 석사학위를 받은 데 이어 현재 박사과정 중이다.

스님은 “코로나19 전염병으로 모두가 힘들고 아픈 시기를 겪고 있다.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폭포처럼 하심하며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 하나하나에 공력을 쏟았다”며 “전시장에서 작품도 감상하고 활력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