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곳 공연 2~4월 2편에 그쳐
- 조례 제정·연극센터 건립 제안
- 시 “운영비 지속적 지원 노력”

줄폐업의 기로에 놓인 부산 소극장(국제신문 지난 1월 2일 자 24면)이 코로나 사태로 더욱 큰 위기를 맞았다. 지역 연극계와 부산시의원, 부산시가 한자리에 모여 소극장을 지원할 조례 제정, 센터 건립 등의 방안을 내놨다.

	지난 7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산 연극 소극장 활성화 및 정책 방안 세미나’에서 지역 연극계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 논의됐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부산연극협회와 부산소극장협의회는 지난 7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부산 연극 소극장 활성화 및 정책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손병태 부산연극협회장, 강원재 부산소극장연극협의회 회장, 김성배 전 한결아트홀 대표 등 연극계 인사와 부산시의회 김부민 의원, 부산시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소극장 운영난이 코로나19로 가속화될 것이라 내다보고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부산소극장협의회에 따르면 2013년 협의회 소속 극장은 12곳이었으나 현재는 7곳 밖에 남지 않았다. 특히 최근 3년 동안 3개 소극장이 연달아 문을 닫았다. 사유는 관객·대관 감소로 인한 운영난이 대부분이다. 소극장 임대료는 월 100만~200만 원 수준으로 통상 1일 대관료가 20만~25만 원임을 감안하면 최소 월 대관일이 5~15일은 확보돼야 하는데 현실은 녹록치 않다. 공연 수 자체가 준 데다 대부분 단기 공연이기 때문이다.

강원재 부산소극장협의회 대표는 “지난 2월부터 3개월 동안 소속 극장 7곳에서 단 2편만 공연됐다. 임대료 지원 등이 필요하고 지원이 된다면 연극계 전체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대관료 인하 방안 등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극계가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문홍 연극평론가는 “임대료와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장기 공연을 올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좋은 연극을 만들 수 있도록 지역의 희곡·극작가 발굴에 적극나서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연극계가 우수한 인재와 작품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부경대 김남석(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공실률이 높은 상황에서 한 소극장을 두 극단이 같이 쓰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한다. 단순히 운영비 절감 효과 뿐만 아니라 미학적, 연극적 경쟁을 통해 얻는 것이 크다”고 제안했다.

올해 초 문을 닫은 한결아트홀 김성배 대표는 다른 지역의 사례를 들어 연극 센터 건립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한 건물에 다수의 극장을 운영해 언제나 연극을 볼 수 있고 공동 작업, 인력 양성,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이 가능한 센터 건립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경남 진주 현장아트홀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도시재생기금과 모금·후원 등을 통해 비슷한 극장이 만들어진 경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부민 의원은 실효성 있는 지원이 가능하도록 ‘소극장 지원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2015년에도 소극장 운영난 문제가 제기됐지만 제대로 된 대책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더 큰 위기가 초래됐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부산시 관계자는 “임대료나 인건비 등 소극장 운영비 지원이 지속되도록 노력하겠다. 동시에 기존의 소극장 활성화 사업이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