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모 콘서트·심포지엄 등 열려
- 코로나19 여파 문학기행 취소
- 백일장 온라인 경진대회로 대체
- 김정한문학상에 김숨 작가 선정
- 양정규·정연홍 창작지원금 받아

부산문단의 ‘큰 어른’ 김정한(1908~1996) 선생을 기리는 제23회 요산문학축전이 오는 24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요산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부산작가회의가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 주제는 ‘마주 보는 얼굴이 아름답습니다’로 정했다. 코로나19로 서로 대면하기 어려운 시대를 맞아 ‘사람답게 살기’를 중시했던 요산의 정신을 되새겨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해 경남 양산 신불산의 요산 선생 묘소에서 고유제를 지내는 모습. 부산작가회의 제공

행사는 오는 24일 경남 양산 신불산의 요산 선생 묘소에서 고유제를 지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개막식은 이날 오후 3시 요산문학관에서 간소하게 개최한다. 같은 날 요산문학관 강당에서는 ‘요산을 찾아, 부산문화를 찾아 인증샷 시상식’이 열린다. 이에 앞서 주최측은 시민을 대상으로 요산의 묘소, 생가, 문학비, 소설 배경 장소 또는 지역의 문학 현장을 방문해 촬영한 사진을 온라인으로 공모했다. 해마다 진행해온 문학기행과 백일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취소했다. 다만 백일장은 ‘요산 독후감 경진대회’로 대체하고 사전에 대학·일반부와 청소년부로 구분해 온라인으로 독후감을 받았다. 개막식과 같은 날 열리는 시상식에서 대학·일반부 장원에게는 부산시장상을, 중·고등부 장원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부산시교육감상을 각각 수여한다.

오는 28일 오후 6시30분 남포문고 문화홀 ‘책138’에서는 지난해 별세한 이복구 작가를 추모하는 문학콘서트 ‘식물의 시간 : 고 이복구 소설가를 기리며’를 연다. 이 작가는 197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불구경’이 당선돼 등단했다. 부산에서 노동 야학 ‘대성학교’를 열고 운영했으며, 부산소설가협회장과 국제신문 논설위원 등도 지냈다. 추모 콘서트에서는 요산기념사업회 조갑상 이사장의 추모사 낭독, 대담(‘고 이복구 소설가를 말하다’) 등을 진행한다.

요산 김정한 문학상 수상자에는 장편소설 ‘떠도는 땅’(은행나무)을 쓴 김숨 작가가 선정됐다. 김 작가는 19일 소설가 김동인의 업적을 기리고자 제정된 동인문학상(제51회)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오는 31일 오후 2시 요산문학관 강당에서는 ‘심포지엄-김정한 소설의 정치/경제민주주의와 창비’를 개최한다. ‘요산 김정한과 소설집 낙일홍이 선 자리’(오현석·부산대), ‘김정한 소설과 경제민주주의’(박대현 문학평론가), ‘김정한과 창비’(김우영·세종대)를 발표하고 토론한다. 심포지엄은 부산작가회의 온라인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심포지엄이 끝난 이후에는 요산창작지원금 수여식이 열린다. 올해 창작지원금을 받는 문학인에는 소설집 ‘실전, 모국어’를 펴낸 양정규 작가, 시집 ‘코르크 왕국’을 쓴 정연홍 시인이 이름을 올렸다. 소설 부문 심사위원(이상섭 정영선)은 “등단 4년 차인 작가로서의 불안을 드러내면서도 그 불안과 쉽게 타협하지 않을 것 같은 단단함과 믿음 또한 견고하게 드러내는데 그 견고함이 다시 독자들에게로 묘하게 다가온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 부문 심사위원(김참 허정)은 “불안과 슬픔을 양산하는 세계의 폭력에 맞서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그 방향을 치열하게 모색한다는 점에서 사람답게 사는 태도를 강조했던 요산의 정신을 지금 이 시점에서 고민하고 시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고 선정 사유를 설명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