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나만 뒤처졌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사람마다 삶의 방식과 속도가 다른 건 당연한 일인데도, 그것을 못 견디고 자신과 주변을 끊임없이 비교하게 된다. 물론 타인을 향한 경쟁심리를 나쁘게만 볼 이유는 없다. 나를 자극하는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이 지나치면 나를 부정하게 되고, 가능성과 잠재력을 깨우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동화를 쓰고 그린 저자 또한 자꾸만 남들과 비교하게 되는 자신을 생각했다고 한다. 동화 속 주인공 ‘식빵이’가 그 마음을 대변한다. 식빵이는 밋밋한 몸뚱아리를 지닌 자신의 평범함을 못마땅해한다. 울퉁불퉁한 근육의 크루아상과 화려한 장식을 덧입힌 도넛을 보며 부러워하고, 크림으로 속이 가득 찬 크림빵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본다. 주변 빵들과 자신을 비교하면 할수록 식빵이는 위축된다.

그런 식빵이 앞에 다채로운 재료로 속을 멋지게 채운 샌드위치까지 나타난다. 식빵이는 부러운 얼굴로 샌드위치에게 비결을 물었는데, 대답을 듣곤 깜짝 놀란다. 사실 샌드위치는 본래 식빵이와 같은 평범한 빵이었기 때문이다. 그제야 식빵이는 자신이 누구보다 다른 재료를 돋보이게 하고, 무엇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쓰임 많은’ 빵이란 걸 깨닫게 된다.

동화는 자신의 평범함을 사랑하게 된 식빵이가 설레는 마음으로 미래를 꿈꾸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꼭 ‘특별한’ 뭔가가 돼야만 하는 걸까? 동화 끝자락에 담긴 ‘작가의 말’ 한 마디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겠다. “책 속에서는 식빵이의 앞날에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지는 결말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식빵’으로 남아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겐 그냥 식빵이 더 좋을 수도 있으니까요.”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