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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부산영화 ‘영화의 거리’ 제작사마저 거리로 내몰릴 처지

영상산업센터 이달 말 리모델링 예정

  •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  |   입력 : 2021-11-14 19:36:53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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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사 "청천벽력… 충분히 숙지 못해"
- 다른 창작실 입주자들도 강력 반발
- 부산영상위 "작년말 입주계약 때 공고
- 소통부족 오해… 대체공간 찾아보기로"
- 영화계 "열악한 제작현실 반영" 지적

올해 ‘100% 메이드 인 부산’ 영화로 화제를 모은 ‘영화의 거리’ 제작사가 작업 공간이 없어 거리로 내몰릴 상황에 처했다. 제작사가 입주한 부산영상산업센터가 이달 말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방을 빼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전체를 촬영했을 뿐 아니라 지역 제작사와 배급사가 참여한 100% 부산영화 ‘영화의 거리’의 한 장면. 씨네소파 제공
영상산업센터를 관리하는 부산영상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입주 계약 당시 ‘공간재배치로 11월 말 창작실 공간을 비워야 한다’고 공고했지만 입주 창작자들은 이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다음 거처를 준비하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지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부산영상위와 입주 창작자 간 소통 부재가 이 같은 논란을 만들어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위치한 영상산업센터 전경. 국제신문 DB
14일 부산영상위와 입주 창작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영상산업센터에 입주한 창작자·기업들은 이달 초 퇴거 요청 공문을 받았다. 건물 리모델링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한 달 안에 창작실을 비워야 한다는 것이다. 영상위는 모집 공고 당시 ‘공간재조성 계획으로 연장 불가’ 방침을 명시했고 계약서 상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퇴거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영상위 관계자는 “공고와 계약 때 11월 말에 퇴거하는 조건임을 문서로 공지하고 연장이 안 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한 후에 계약했다. 입주 중에도 입주자들에게 상담과 설문조사 등으로 공간재배치 계획을 알렸다”고 밝혔다.

‘영화의 거리’ 제작사는 영상위와는 상반된 입장이다. 이달 말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건 알고 있었지만, 관행적으로 다음 입주 신청이 가능했던 만큼 이런 상황이 발생할 줄은 몰랐다고 한다. 미리 알았다면 이사할 곳이라도 알아봤을 테지만 그마저도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른 창작실 입주자들도 비슷한 처지다. 영상위가 정책 대상자인 입주 창작자 등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 상황에서 리모델링에 들어간다는 사실만 알려지자 일부 입주자는 앞으로 창작공간을 잃게 된다는 불안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영상위는 퇴거 시점을 코앞에 둔 지난 12일에야 입주 창작자들과 간담회를 마련했다. 영상위 관계자는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창작자들에게 리모델링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했고, 리모델링 기간 대체 공간도 알아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영상위는 창작실 사이즈를 줄여 창작실 개수를 14개에서 25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공사는 다음 달부터 6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지역 영화계는 부산발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인 ‘영화의 거리’ 제작사마저 거리로 내몰리는 상황은 지역의 영화 창작 인력과 제작 산업의 열악한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태라고 지적한다.

지난 9월 개봉한 ‘영화의 거리’는 부산의 MZ세대 영화인이 뭉쳐 부산에서 제작, 촬영, 후반작업, 배급까지 이뤄낸 첫 영화로, 부산 영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쓴 작품(국제신문 9월 9일 자 1면 등 보도)이다. 영상산업센터 창작실은 제작사 ‘눈(Noon)’의 김예솔(31) 대표, 김민근(28) 감독을 비롯해 시나리오 작가 등이 함께 영화를 준비하던 공간이다. 최근까지 이곳에서 ‘영화의 거리’ 드라마화, 게임 ‘DONT’, 웹드라마 ‘당, 연, 지’ 등을 활발히 준비했다.

동의대 차민철 교수는 “부산 영화계에서 가장 미흡한 부분이 창작·제작 인력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이다”면서 “영화제나 영화 관련 단체는 많이 생겼지만 산업적인 지원이 거의 없어 부산의 인력이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눈의 김예솔 대표는 “부산을 지키면서 부산에서 자부심을 갖고 영화를 만들고 있지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다음이 수월해지는 것이 아니라 또 힘든 상황이 반복될 뿐이다. 부산에 세금 내고 일자리 창출하고 기술을 쌓으려는 젊은 영화인들이 경험과 역량을 축적하며 성장할 수 있는 다음 단계의 지원은 없다. 부산의 창작·제작 역량을 키우는데 힘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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