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광장’의 작가 최인훈(1936~2018)이 쓴 희곡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공연예술창작소 어니언킹은 오는 19~22일 공간소극장에서 연극 ‘봄이 오면 산에 들에’를 상연한다고 16일 밝혔다.

어니언킹의 연극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연습 장면. 어니언킹 제공

최인훈이 남긴 7편의 희곡 중 하나인 ‘봄이 오면 산에 들에’는 1977년 작품이다. 문둥이 어미와 말더듬이 아비를 둔 달내, 그의 연인 바우의 이야기를 그렸다. 문둥병을 딸에게 옮길까 봐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숲 속 동굴에 숨어 사는 문둥이 어미는 원작의 설정대로 분장이 아니라 ‘탈’을 쓰고 출연한다.

어니언킹 전상배 연출은 “최인훈 작가는 우리의 전통 설화를 자기만의 색깔로 패러디해 희곡으로 만들었다”면서 “이 작품은 ‘문둥이 설화’를 바탕으로 가족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를 그렸다”고 소개했다.

전 연출은 “최인훈의 희곡은 ‘시극(詩劇)’이라고 할 만큼 서정적이고 시적이면서 삶 속에 숨어있는 은유적 이야기를 담은 명작이다.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이 작품을 읽으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 관객이 공연을 보기 전 희곡을 먼저 읽고 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장면만은 꼭!=고을 사또는 달내를 첩으로 삼으려 한다. 포교(捕校)는 사또의 명을 따르지 않으면 포승줄로 묶어 데려가겠다고 달내와 아비를 협박한다. 숨어 사는 어미와 자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해줄 순수한 바우, 바우랑 도망가라는 아비를 두고 달내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바르무용단이 함께하는 극의 마지막 장면에 대해 전 연출은 “삶의 가치를 다시 보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료는 3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