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사롭지 않은 등장인물들은 긴장감을 더한다. 15세였던 저자는 서점에서 ‘인생 책’을 집어 든다. ‘괴델의 증명’. 저자 괴델(1906~1978)은 호프스태터가 잊을 수 없는 존재다. 그를 인공지능 연구로 이끈 주역이니까.

현대 들어 재현된 앨런 매티슨 튜링의 연산 장치 ‘튜링기계’.

괴델은 20세기 천재 중 천재라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과 산책하면서 많이 대화했다. 괴델은 1938년 2차 대전을 피해 미국으로 와 프린스턴대 고등과학원 연구원으로 일하며, 같은 이유로 이곳에 온 27세 많은 아인슈타인과 친밀하게 지냈다. 하지만 편집증이 심했던 괴델은 ‘밥값’을 못 한다는 죄책감, 지나친 건강 염려증, 독살 위협 망상에 시달리다 급기야 음식을 거부해 사실상 굶어 죽었다. 몸무게가 30㎏이었다고 한다.

영국 수학자이자 논리학자 앨런 매티슨 튜링(1912~1954)이 42세로 요절한 얘기도 나온다.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는 연산 장치인 ‘튜링기계’를 만들었다. 2차 대전 중 나치 암호 체계(에니그마)를 해독해 연합군 승전을 도왔지만, 사생활은 어두웠다. 동성애자였던 그는 성 정체성이 공개돼 법원에서 화학적 거세형을 선고받았고, 직장을 잃고 1년여 은둔하다가 독이 든 사과를 깨물어 목숨을 끊었다.

저자에게 괴델-에셔-바흐처럼 영감을 준 또 다른 인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쓴 루이스 캐럴(1832~1898)이다. 그는 다재다능한 동화작가. 캐럴은 필명. 본명은 찰스 러트위지 도지슨. 원래 직업은 수학자로 옥스퍼드대 크라이스트처치 교수였다. 사진가로도 명성이 높았다. 어린이를 무척 좋아해 그들을 모델로 찍은 사진이 격찬을 받았다. 수줍음이 많은 그는 말을 더듬었고 평생 독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