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공공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민간에 대한) 시혜적인 차원의 기회 제공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부산 문화발전을 놓고 말할 때 공공과 민간의 관계도 수평적이고 자기 창조적인 관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런 시스템으로 바뀌는 게 핵심입니다. 공공이 최소한 주춧돌을 놓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박형준 부산시장)

12일 부산 중구 한성1918에서 제1회 문화기관 확대 회의가 열리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12일 부산 중구 한성1918에서 제1회 문화기관 확대 회의를 열고 ‘공공주도 예술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공공주도 예술 프로젝트는 예술생태계 전 과정에 공공분야가 마중물을 부어 지역예술인들의 자생력을 기르는 내용을 담았다. 이날 행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기혜경 부산시립미술관장, 김성연 부산현대미술관장, 정은우 부산박물관장, 이정필 부산문화회관 대표, 이미연 부산문화재단 대표, 김진해 영화의전당 대표, 정문섭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 김인수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등 부산지역 문화 관련 기관장들이 총집합했다.

부산지역은 예술대학 폐과 등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이 부족해 청년예술인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시는 젊은 예비예술인들이 전문예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산공연예술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부산문화회관, 영화의전당, 금정문화회관 등 공공극장을 활용해 공연기획과 기술인력 양성을 추진한다. 문화 시설별로 자체 운영되는 아카데미는 내년까지 오페라위크를 통해 작품으로 연계·확장하고, 2024년에는 종합아카데미를 개설해 통합 운영한다. 2024년 개관 예정인 부산오페라하우스 등 문화시설 내 (가칭)부산공연예술전문학교를 설립해 독립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1인 창작과 개별 활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공공프로덕션 체계를 구축하고 작품 제작을 지원한다. 시가 직접 작품 제작을 지원하는 단계지원형과 공공시설들이 창작 공모를 통해 지원하는 공공제작형 두 가지 방식을 동시에 진행해 창작자들이 작품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

부산의 공공극장을 대관 중심에서 유럽형 레퍼토리 제작중심 전문공연장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거리예술과 공연마켓을 활성화한다. 올해 부산진구 차 없는 거리, 해운대구, 금정구, 수영구 등 부산 곳곳에서 부산형 거리예술축제를 개최하고 연중 공연이 가능한 버스킹존도 추가로 확대해 거리예술가들이 다양한 공연을 펼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부산시민회관 등 공공문화시설과 북항 제1부두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분야별 맞춤형 예술공간을 만들고 주변 시설과 연계해 예술공간을 확대한다. 또 예술대학 연합작품전, 지역뮤지션 공동양성 등을 지산학 협력사업으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현재 예술대학이 겪고 있는 폐과 발생 등의 어려움이 기초예술 붕괴, 인재 유출, 문화산업 위축 등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문화예산 확보에도 나선다. 전체 예산의 2% 수준인 문화예산 비중을 내년에는 2.3%(약 3400억 원)로 확대하고 2030년에는 3%까지 늘어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문화예산 지출 규모를 사전에 설정하는 문화예산 우선 배분제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