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유역량 강화·융복합 활성화 역점
- 영화 등 문화콘텐츠와 관광산업 연계
- 콘텐츠마켓 비즈니스 플랫폼 다변화
- 후반작업시설·애니메이션 지원 확대

부산시가 14일 발표한 ‘부산 콘텐츠산업 발전전략’은 산발적으로 운영되던 콘텐츠 관련 정책을 통합하고, 새로운 방향과 과제를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

시가 비전으로 제시한 ‘K-콘텐츠 레디 액션(Ready A.C.Tion)’은 글자 그대로 부산의 콘텐츠산업 현실을 드러낸다. 부산국제영화제, 지스타 등 글로벌 문화자산을 갖춘 것은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레디’라고 할 수 있지만, ‘액션’을 하기엔 콘텐츠산업 생태계가 미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병진 행정부시장은 “총 제작비 253억 원의 ‘오징어게임’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는 1조2000억 원이다. 비용 대비 47배의 성과를 거두는 등 콘텐츠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면서 “부산발 K-콘텐츠가 글로벌 콘텐츠가 되고 부산의 미래 일자리이자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지역 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강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고 변화의 패러다임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콘텐츠 융복합·디지털전환 박차

시의 콘텐츠산업 3대 추진전략은 ▷고유 역량 강화(Advancement) ▷융복합 활성화(Convergence) ▷디지털전환 대응(Transformation)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융복합 활성화 전략이다. 콘텐츠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300억 원(시비 60억 원, 민간 240억 원) 규모로 7년간 운용하는 영화·영상 콘텐츠 투자 펀드를 조성한다. 영화 제작 지원 위주에서 영화·콘텐츠 제작과 배급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

문화콘텐츠와 지역관광을 융합해 해운대 영화의전당 일대를 중심으로 투어와 공연이 결합된 ‘로드 시어터’를 추진하고, 영화예능 스팟(장소)을 관광상품화한다. 지역 뮤지션을 중심으로 한 웹툰과 게임 영화 등 콘텐츠 매칭을 통해 삽입음악(OST) 제작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웹툰과 애니메이션이 융합된 ‘툰애니’ 장르도 개발한다.

콘텐츠 마켓을 중심으로 융복합 비즈니스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작업에도 착수한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은 영화판권 중심에서 스토리 중심으로 재구조화하고, 부산콘텐츠마켓은 방송영상 판권 중심에서 대체불가능토큰(NFT), 보드게임, 메타버스 등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로 다변화할 계획이다. 디지털 방송·영상 장비 분야 판로개척을 지원하는 디지털미디어산업엑스포도 신규 개최한다.

디지털전환(DX) 대응 분야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 구축과 디지털 콘텐츠 개발, 전문 인력 양성이 과제다. 영화의전당·부산e스포츠경기장의 메타버스 플랫폼, 블록체인 기반 공연예술 콘텐츠 플랫폼, 순수예술 실감형 제작 스튜디오 구축을 추진한다. 웹툰 콘텐츠의 NFT 제작, 미술작품의 디지털 컨버전스 지원, 오페라하우스 공연의 실감 콘텐츠 제작 등도 포함돼 있다. 지산학을 연계한 교육과정을 마련해 신기술 융합형 창작자 1500명, 확장현실(XR) 실감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인력 1000명,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150명, 융합예술 전문가 400명을 양성해 취업까지 연계한다는 계획도 있다.

■CG기업 유치, 애니 제작기지도

고유 역량 강화 부문은 영화·영상 게임 웹툰 출판 애니메이션 대중음악 등 6대 콘텐츠의 정책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년 부산촬영소 건립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컴퓨터그래픽(CG) 기업을 유치하고 사운드 편집실 등 후반작업시설을 확충한다. 올해 ‘영상도시 발전 마스터 플랜’을 완성하고, 부산제작 영화, 드라마와 로케이션 지원을 배 가까이 확대한다. 강서에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를 착공한 데 이어 원도심권인 영도에 1인 미디어센터도 구축한다.

애니메이션 생태계 활성화에도 팔을 걷는다. 애니메이션 제작 거점기지 조성, 애니메이션 IP 확보를 위한 제작 지원, 부산글로벌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등을 추진한다. 대중음악 분야에서는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개최 시기를 10월에서 5월로 전환하고, 개최 장소도 부산항으로 변경하고 레이블을 육성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러나 이번 콘텐츠 전략에는 기존에 시나 정보산업진흥원, 영상위 등에서 발표했던 계획도 포함돼 있어 포장만 달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김기환 문화체육국장은 “시가 콘텐츠 산업 간 융합, 디지털 전환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6개월간 업계와 관계기관, 교수 등 전문가 집단과의 토론을 거쳐 내놓은 성과물”이라면서 “애니메이션, 웹툰, 출판, 대중음악은 처음으로 지원 계획을 체계화하는 등 70~80%가 신규 사업으로 재탕·삼탕 정책은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