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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신간돋보기] 기록되지 않은 바스티유 습격자 外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2-11-10 19:25:52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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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되지 않은 바스티유 습격자

- 7월 14일/에리크 뷔야르 지음/이재룡 옮김/열린책들/1만4800원

“사태를 직면하려면 이름 없는 군중의 시각으로 봐야 한다.”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로 엮어 온 공쿠르상 수상 작가 에리크 뷔야르의 신념이다. 이 소설은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를 함락하며 역사를 만들었으나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군중의 외침을 그려낸다. 뷔야르는 소설 집필을 준비하던 중 아카이브에서 건져낸 공식문서에서 기나긴 이름의 목록을 발견했다. 바스티유를 습격한 사람 900여 명의 이름이다. 그중 총을 맞고 사망한 사람이 98명이다. 여성들은 기록으로조차 남지 못했다. 침묵에 잠긴 기록에서 프랑스 대혁명의 주역이었던 사람들의 뜨겁고 강렬한 몸짓이 소설로 되살아났다. 흙먼지가 시야를 가리고 땀 냄새가 코끝에 닿는 듯 생생한 현장에서 수많은 이름이 흘러간다. 말끔히 정돈된 역사에 의문을 제기하고 다시 쓰는 소설이다.


# 불개·정랑각시… ‘우리괴물’ 얘기

- 요기조기 괴물괴물/이문영 글/홍지혜 그림/웃는돌고래/1만3000원

서구 신화나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우리 아이들은 뱀파이어와 좀비는 알아도, 우리 민족의 풍습에서 나타난 괴물은 잘 모른다.

역사를 전공한 이문영 작가가 우리 괴물 이야기를 들려준다. 2011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홍지혜 작가의 그림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깜깜한 저승에 빛을 가져가고 싶은 저승사자들이 해소녀를 끌고 가려 한다. 해소녀를 구하려는 소년 앞에 불개, 큰입괴물, 정랑각시 등이 나타난다. 무섭지만 재미난 괴물 이야기 그림책.


# 35년 교단에 선 시인의 시선

- 은행잎 편지와 밤비 라디오/이응인 지음/단비/1만1000원

“엊그제까지만 해도/ 그 자리에는/ 태권도 옷차림 초등 여자애였는데// 오늘 보니/ 교복을 입은 여고생이/ 단정히 앉아 있다.// 이 버스로/ 나는 얼마만큼 온 것일까?”

이응인 시인의 시 ‘집으로 가는 길 1’ 전문이다. 짧은 시에서 시인으로, 또 35년간 중학교 교사로 살아온 마음과 눈길이 보인다. 시인은 20년 전부터 밀양 화악산 기슭 퇴로 마을에 살고 있다. 마주치는 이웃들, 길에서 만나는 아이들, 이 모든 걸 감싸 안는 자연을 섬기는 시를 담은 시집이다.


# 그래픽노블 작가의 시골생활기

-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김금숙 지음/남해의봄날/1만7000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증언을 담은 ‘풀’, 전쟁의 비극을 그린 ‘기다림’. 그래픽노블 작가 김금숙의 작품은 사회문제와 역사적 메시지를 담아내며 전 세계의 공감과 찬사를 받는다. 만화계의 오스카상 ‘하비상’, 뉴욕타임스 ‘최고의 만화’, 가디언 ‘최고의 그래픽노블’ 선정 등은 더는 놀라운 소식이 아니다. 이 책은 프랑스와 대도시를 거쳐 강화도 작은 마을에 자리 잡고 시골 생활을 통해 돌아보는 작품과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


# 그림·글 함께하는 예술 감성수업

- 그림과 글이 만나는 예술 수업/임지영 지음/학교도서관저널/1만8000원

어린아이들의 그림과 글은 감동과 재미를 함께 준다. 꾸밈없이 솔직하고, 거침없이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림 잘 그리는 아이’ ‘글 잘 쓰는 아이’가 되거나, ‘둘 다 못하는 아이’가 되어버린다. 어른의 잣대가 개입했기 때문일 것이다. 예술 교육자 임지영 저자는 그림과 글이 만나는 예술수업의 중요성을 말한다. 이 수업은 시각적 문해력과 창의력을 함께 키우는 예술 감성교육이다. 그림으로 감성과 상상력을, 글쓰기로 생각과 표현력을 키우는 교육을 다양한 사례로 제시하는 책이다.


# 청소년을 위한 눈높이 법 교육

- 10대에게 권하는 법학/전제철 지음/글담출판/1만5800원

법은 법조인처럼 전문가만 아는 어려운 지식이라고 여기지만 시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하는 지식이다.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부산교대 사회교육과 전제철 교수가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법을 쉽고 친근하게 알려준다.

법이란 무엇인지, 왜 법을 지켜야 하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우리나라의 법체계는 어떠한지, 큰 영향을 끼친 법적 이슈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다. 법을 통해 청소년이 우리 사회를 깊이 이해하고,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 고 김지석의 활동기 세번째 책

- 김쌤은 출장 중 3/김지석 지음/호밀밭/1만5000원

고 김지석은 부산국제영화제(BIFF) 역사와 함께했다. 1996년부터 2006년까지 BIFF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수석프로그래머, 2016년과 2017년은 부집행위원장 겸 수석프로그래머로 활동했다. ‘김쌤’은 영화제를 위해 헌신했던 그에게 붙여진, 신뢰와 애정 어린 이름이다. 최고의 아시아 영화 전문가였고, 모든 아시아 영화인의 친구이자 때로는 선생님이었던 김쌤을 만나보는 책 3권이 나왔다. 개인의 기록을 넘어 2000년대 아시아영화사를 담은 중요한 자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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