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민예총이 문화예술정책에 관해 한 해 동안 고민한 결과를 공유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1일 오후 7시 부산민예총(이사장 김평수)은 부산 부산진구 노무현재단부산지역위원회 강당에서 ‘문화예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부산민예총 정책위원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부산민예총은 정책위원회와 정책연구소 등을 통해 문화예술정책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정책위는 지난해 ‘연구 모임’을 만들어 상반기에는 전문가 세미나를 열었고, 하반기에는 구성원들이 직접 주제를 정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 연구 모임의 1년을 돌아보는 성격으로 열렸다. 정책위는 주제별로 테이블을 나눠 참가자들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토론하도록 했다.

토론회에서는 지역 예술 발전을 위한 문화 분권의 필요성과 ‘문화 공론장’을 통한 지역 예술인들의 참여 등을 제안하는 목소리가 오갔다.

먼저 김평수 이사장은 “저 자신이 전업 무용수로 활동하면서 부산에서 무대에 서기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됐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문화분권의 의미와 방향’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서울을 중심으로 모든 게 빨려 들어가는 블랙홀 현상 탓에 문화예술 자원 역시 지역에서 상실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결핍되고 소외된 곳 없이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오랜 시간이 걸려도 지방 분권, 나아가 문화 분권이 이뤄져 문화 거버넌스의 가치와 원칙이 실현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민예총 최시내 정책위원장은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공론장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최 정책위원장은 “주로 ○○위원회로 열리는 문화공론장은 대부분 교수나 전문직 종사자 등으로 이뤄져 있다”며 시민의 다양한 참여 보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문화도시 조성계획을 수립했거나 공론장을 운영 중인 부산의 북구 영도구 금정구 부산진구 연제구의 사례를 비교 조사한 결과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최 정책위원장은 “만족도 설문조사를 통해 자체 데이터를 확보(북구)하거나 전시회와 퍼포먼스로 다양한 주민 제안을 공유하는 장을 마련(영도구)한 곳도 있지만, 논의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거나 전문가 중심의 포럼이 더 활발한 점은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화공론장은 무엇을 얻을 건지 목적이 분명해야 하며 주장을 발산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결과를 수렴·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참가자들의 열띤 발언으로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끝났다. 김 이사장은 “꾸준한 운영을 통해 더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