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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을 먹여살린건 쇠고기 팔던 노비들이었다

노비와 쇠고기- 강명관 지음 /푸른역사 /3만9000원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3-03-09 19:41:57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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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관 전 부산대 교수 역사서
- 성균관 공노비 ‘반인’ 이야기

왕조를 중심으로 시대를 구분하는 역사 서술은 재미가 덜하다. 그런 책은 공부의 영역이다. ‘조선 풍속사’(전3권), ‘조선의 뒷골목 풍경’ ‘열녀의 탄생’ 등의 저서로 독자에게 재미있는 역사 읽기를 선사한 강명관 전 부산대 교수가 이번에는 ‘노비와 쇠고기’를 들고 왔다.

농기구를 잡고 앉아있는 노비와 소를 그린 그림 아래 ‘성균관과 반촌의 조선사’라는 부제가 놓였다. 성균관이 등장하는 사극이 얼핏 떠오른다. 성균관이 있기에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반촌(泮村), 공부에 열중해야 하는 유생들을 위해 성균관에 직접 신체노동을 제공하는 반촌의 반인(泮人. 성균관이 소유한 공노비). 반촌에서 도축되는 소, 머리를 써야 하는 유생들에게 특별히 제공되는 음식인 쇠고기. 여러 사극에서 보여준 단편적인 이야기다. 분명 더 깊은 사정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노비’와 ‘쇠고기’라는 낯선 조합으로 더 자세한 조선의 정치사회사를 관통한다. 조선이란 사족국가의 국가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던 최고 교육기관 성균관이 공노비 신분이었던 반인의 노동에 바탕했으며, 그들이 도축해 팔던 쇠고기에 대한 ‘세금’이 버팀목이었음을 치밀하고도 흥미롭게 증명해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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