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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압록강 전투만 1651회…잘 몰랐던 독립투쟁사

민족의 장군 홍범도 - 이동순 지음/한길사/2만8000원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3-03-30 20:12:55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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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민주의자 역사 왜곡 영향 여전
- 홍범도 장군 중심 독립군 재발견
- 강인했던 우리 역사 다시 일깨워

“간도 지역의 여러 독립군 단체들은 (홍범도 장군이 이끈) 대한독립군의 잇단 유격전 승리에 크게 고무되어 산발적 전투를 펼쳤다. 그해 정월부터 석 달 동안 여러 독립군 부대의 국내진공은 무려 24회, 3월부터 6월까지는 32회가 넘었다.”(511쪽)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 세워진 홍범도 장군 동상. 국제신문 DB
“청산리 일대 여러 골짜기에서 여러 날 동안 전투가 벌어졌다. 이 전투로 군정서 사령부에서는 일본군 1600명이 죽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 측 보도는 ‘2000명 사망’이라고 했다. 용정 일본영사관 비밀보고서는 가노 연대장 이하 800명이 전사했다고 축소 발표했다.…청산리 전투에서 섬멸한 일본군 전사자의 수는 정확히 1254명이다.”(629, 630쪽)

“강도 일제는 경신년(1920년) 한 해 동안 압록강·두만강 연안에서 발생한 유격전투가 모두 1651건이라고 발표했다. 이것은 우리 대한독립군들에 의한 국내 진격 활동의 치열성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이다.…그 주력부대가 바로 홍범도 장군을 위시한 여러 지도자들이 이끌던 대한독립군이다.”(660쪽)

일제강점기 한민족의 독립투쟁사를 왜소하고 연약한 것으로 왜곡하려는 세력의 노력은 집요하게 이뤄졌다. 지금의 기성세대가 학창 시절에 배운 역사교과서에 한민족의 독립투쟁 가운데 치열한 무장투쟁이 펼쳐진 역사는 강조되지 않거나 충분히 실리지 않았다. 위 인용문에서 1920년 한 해에만 압록강·두만강 연안 유격전투가 무려 1651건이었다고 ‘일제’의 기록을 통해 밝혔다. 그런데도 이런 내용은 거의 배우지 못했다. 어떤 학자들이었을까. 일본의 식민주의자·제국주의자·우익에게서 영향받은 한국의 적지 않은 역사학자들은 어리석게도, 그리고 일제의 장단에서 깨춤을 췄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동순 시인이 써낸 ‘민족의 장군 홍범도’는 우선 ‘우리 독립투쟁의 강인함’을 잘 보여준다. 그 강인한 독립투쟁 한복판에 있었던 거인 홍범도(1868~1943) 장군을 재발견하게 해주는 공로 또한 아주 크다. 홍범도 장군은 불우해서 소년 시절 머슴살이를 했고, 스님이 되었다가, 탄광에서 일하고, 농부로서 씨를 뿌리다가, 부두노동자와 포수로 활동했으며, 정미소와 고려극장에서도 자기 몫의 일을 했다. 이 ‘멋진 사람’은 그 과정을 모두 조국 독립과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바쳤다. 민중을 사랑했고 조국을 위해 일제를 향해 분노했다.

그는 재발견되어야 한다. 저명한 시인이며 권위 높은 문화연구가인 이동순 저자는 “1982년 시작해 2003년까지 20년 넘도록 매달려” 민족서사시 ‘홍범도’(전 5부작 10권)를 펴낸 바 있다. 그 사이 홍범도 장군이 구술한 자료 등이 속속 나왔다. 2021년에는 홍 장군의 유해가 카자흐스탄에서 돌아와 고국에 안장됐다. 저자 이동순은 다시 한번 힘을 다해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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