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로 만난 재미난 똥 이야기
- 뿌지직! 똥 탐험대/김경구 동시집/박인 그림/산지니/1만4000원
호주의 초식동물 웜뱃은 네모난 모양의 똥을 싼다. 단순한 소화기관을 가진 달팽이는 섭취한 먹이와 같은 색의 똥을 싼다. 판다는 겨울에 말똥 위를 뒹굴면서 온몸에 말똥을 바른다. 말똥에는 추위를 견디게 하는 물질이 들어 있다. 장내 세균이 풍부한 어미 코알라의 똥을 먹은 새끼 코알라는 독성이 있는 유칼립투스 잎도 거뜬히 소화한다, 더럽다고만 생각했는데, 똥에는 이렇게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소재를 재미난 이야기로 만들어 내는 김경구 시인이 똥 이야기를 쓴 동시집.
# 베르베르의 첫 자전적 에세이
-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전미연 옮김/열린책들/1만8800원
사인받을 책을 내밀며 독자가 “우리 아이가 책이라면 질색인데, 이걸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한마디 적어 주시겠어요?”라고 말했다. 베르베르는 이렇게 적었다. ‘이 책은 절대 읽지 말 것.’ 무슨 책이었을까? 꼭 읽고 싶다. 베르베르의 삶과 글쓰기 비밀을 담은 첫 자전적 에세이가 나왔다. 첫 단편소설 ‘벼룩의 추억’을 쓴 유년기부터 학교 신문을 창간한 청소년기와 목숨 걸고 마냥개미 떼를 취재한 청년기, 120여 차례의 개작과 수없는 퇴짜 끝에 ‘개미’로 데뷔한 신인 시절을 거쳐 오늘까지, ‘베르베르 월드’가 펼쳐진다.
# 스파이 남편을 둔 여인의 고뇌
- 베르타 이슬라/하비에르 마리아스 장편소설/남진희 옮김/소미미디어/1만7800원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 하비에르 마리아스는 스페인 작가로 ‘세르반테스의 땅에서 태어난 셰익스피어’라고 불렸다. 2022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스페인 작가가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을 받았다. 이 소설은 ‘결혼’ 제도와 ‘스파이’라는 특수한 인물 설정으로 인간 영혼의 그늘진 구석을 치밀하게 탐구한다. 비밀정보부 스파이로 활동하는 남편 토마스 네빈슨,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하는 남편의 삶을 받아들이려 애쓰면서도 혼란스러워하는 아내 베르타 이슬라를 통해 관계의 본질과 존재의 이면을 다룬다.
# 숱한 ‘경계’를 담은 詩 100편
- 경계/(사)한국시인협회 시집/유자효 외 지음/황금알/1만5000원
한국시인협회가 ‘경계’를 테마로 100명 시인의 미발표 신작 시 100편을 묶은 시집. ‘경계’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남북 분단이라는 ‘경계’를 안고 있다. 언제 허물어질지 알 수 없는 아득한 경계이다. 그 외에도 많은 경계를 접하고 있다. 인간과 인간 사이, 조직과 조직 사이, 사회와 사회 사이, 나라와 나라 사이에 숱한 경계가 있다. 세계가 전쟁과 각종 분쟁으로 시달리고 있다. ‘경계’를 허물고 평화를 찾기 위한 성찰이 필요한 시대이다. ‘경계’를 의식하지 않고 신작 시를 만나기에도 좋은 시집이다.
# 독서가의 서재는 ‘영혼의 쉼터’
- 김언호의 서재탐험/김언호 글·사진/한길사/2만2000원
출판인 김언호가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자기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독서가 12명을 만나 ‘책과 독서’를 담론한 책. 박찬욱 영화감독, 김석희 번역가 등 12명 독서가의 오늘을 있게 한 책에 관한 이야기, 독서와 삶에 관한 이야기를 펼친다. 그들의 서재에서는 책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삶의 가치를 사진으로 담았다. 책이 존재하는 공간, 서재는 그 독서가의 취향과 관심사, 내면과 정신의 풍경을 보여준다. 그들에게 서재는 영혼의 쉼터이자 창작 공간이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연구하는 서재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공간이다.
# 한류 뿌리, 키워드로 탐색해요
- 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박숙희 지음/지성사/4만5000원
K-팝, K-영화, K-드라마, K-골프, K-클래식, K-발레, K-푸드, K-게임, K-뷰티, K-패션, K-사우나, K-방역…. ‘K’로 수식되는 분야들이다. 지난 27년간 뉴욕에서 살아온 저자는 BTS, ‘기생충’, ‘오징어 게임’ 외에도 한류에 공헌해 온 수많은 한인에 주목하며 한국인의 정체성과 한국 문화의 역동성을 독해하는 키워드를 33가지로 정리했다. 우리 민족 고유의 한(恨)과 음주가무(飮酒歌舞)를 비롯해 빨리빨리, 눈치, 풍자와 해학, 저항 정신, 한글, 전통놀이, 비빔밥, 쇠젓가락, 보자기 등. 우리 조상들이 뿌렸던 씨앗과 자양분으로 맺어진 한류의 뿌리를 탐색한다.
# 빨간 볼은 놀림거리가 아니에요
- 토마토라고 놀리지 마!/아니크 마송 글·그림/이정주 옮김/책읽는곰/1만4000원
볼이 빨간 오스카는 학교에서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되는데 특히 조조는 ‘볼 빵빵 토마토’라며 짓궂게 놀려 댄다. 오스카는 빨개지지 않으려고 애를 써 보지만, 걸핏하면 ‘토마토’로 변하고 만다. 그런 오스카에게 선생님은 학교 축제에 올릴 연극에서 ‘불의 뺨’이라는 이름의 인디언 역을 해보라고 제안한다. 또 놀림거리가 될까 봐 오스카는 걱정이다. 그런데 보안관 역을 맡은 조조가 무대에 서자마자 볼이 빨개지고 대사도 잊은 채 굳어버리는 게 아닌가. 오스카는 조조에게 다가가 대사를 가르쳐주었다. 오스카만 볼이 빨개지는 건 아니었다. 오스카를 통해 ‘자기 긍정의 힘’을 보여주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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