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일랜드 수교 40주년을 기념한 전시가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 중구 아스티갤러리(아스티호텔 부산 3층)는 아일랜드 출신 작가 미셸 하튼(Michelle Harton)의 개인전 ‘Lands and Legends’를 27일 오픈한다.

미셸 하튼作 ‘Let-There-Be-Time-For-Play’ 아스티갤러리 제공

미셸 하튼은 세계 여행을 하면서 나라마다 전해오는 민화와 전설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화폭에 옮기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과감한 붓 터치와 생동감 넘치는 색감이 어느 낯선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 몽환적 장면을 연출한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작품 속 풍경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잡념은 사라지고 고요함이 찾아온다.

작가는 자신이 나고 자란 아일랜드 캐번(Cavan)의 전설과 우화를 기반으로 하는 연작 ‘The Hollow’, 페루와 베트남 등 그가 살았던 여러 나라에서의 경험과 기억, 오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하는 추상 풍경 연작 ‘The Land of Gemini’를 주로 작업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를 바탕으로 한 ‘The Fairy Stories of Oscar Wilde’ 연작을 한국에서 처음 선보였다.

그의 작품은 아름다우면서도 온화한 색채의 조화와 과감한 듯 부드럽게 그려낸 붓 터치로 사람의 마음을 잡아끈다. 이런 특징은 ‘The Land of Gemini’ 연작에서 가장 돋보인다.

한국-아일랜드 수교 40주년을 기념한 이번 전시에서는 주요 연작인 ‘The Land of Gemini’ 20여 점과 특별히 작업한 ‘Korean Folklore’ 연작 10여 점을 함께 선보인다. ‘Korean Folklore’는 한국의 구전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업들이다. ‘Loyal Jindo’는 전남 진도에 살던 진돗개 ‘백구’가 대전의 새로운 주인에게 입양됐다가 7개월 만에 다시 주인을 찾아온 이야기로 작업했다.

미셸 하튼의 그림은 대부분 고정된 구도가 없다. 위아래 구분이 없다는 얘기다. 취향과 기분에 따라 다양한 방향으로 설치하고,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 낼 수 있다는 데 특별함이 있다. 전시는 다음 달 29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