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보내고 봄이 깨어나는 3월은 예술 현장이 기지개를 켜고 한 해의 일정을 제대로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국제신문 문화라이프부는 공연·전시 현장의 새 시즌이 열리는 3월을 맞아 올해 주요 전시·공연·행사를 꼽아보았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배우 주윤발이 등장하고 있다. 국제신문DB

◇ '공연·축제' 더 알차게 새 단장

완연한 봄 ‘부로드웨이’(부산+브로드웨이)에는 세계적으로 인기 높은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이 상륙한다. 공연장 전체가 콘서트로 뒤바뀌는 순간 환호·기립하지 않는 관객은 ‘유죄’. 주인공 듀이와 10대 배우들의 폭발적인 라이브 연주 실력이 백미다. 4월 2~14일 드림씨어터 공연을 앞두고 부산 티켓 예매가 지난 6일 오픈됐다.

다음 달 13일부터 28일까지는 부산연극제, 5월 24~6월 2일 열리는 제21회 부산국제연극제(BIPAF), 6월에는 제18회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 여름에 찾아오는 제12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은 오는 8월 23~9월 1일 더욱 견고한 웃음을 선보이기 위해 한창 담금질 중이다. 지난해 유튜브와 숏폼 강세로 화려한 개그 라인업을 선보인 바 있어, 코미디 팬들은 최근 시청률 4%대에 진입한 개그콘서트와 연합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올가을 부산은 축제 판이 더욱 커진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오는 10월 2~11일 열린다. 최근 BIFF는 박광수 이사장 위촉을 시작으로 재도약 항해를 시작했다. 처음 치른 공모에서 선출하지 못한 집행위원장은 다음 달까지 위촉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영화 팬과 시민이 이구동성 BIFF에 응원을 보내는 만큼, 내년 30주년 행사를 앞두고 어떤 모습으로 시민과 만날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비팜, 오는 10월 4~8일)은 아시아권 주요 공연마켓으로 자리 굳히기에 나선다. 부산문화재단은 전담 TF를 발족했다. 참여 작품 수도 지난해 92개에서 200개로 늘리고, 개최 장소도 확대한다.


◇ '음악·무용' 중·하반기 무대 봇물

올해 음악·무용계에서는 중·하반기에 주목할 만한 공연과 행사가 많은 편이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창단 40주년 기념일이 되는 오는 5월 23일 기념연주회를 개최한다. 과거 단원과 현재 단원이 함께 꾸미는 큰 규모 무대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하는 부산시립국악단의 역사와 미래를 함께 느낄 수 있다.

부산시립교향악단에는 오는 7월 홍석원 신임 예술감독이 부임한다. 취임연주회와 올 하반기 정기프로그램 등 일정 공개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통상 부산시향은 1년치 프로그램을 한 번에 공개했다. 올해는 예술감독 교체기에 대비해 백승현 부지휘자가 상반기 프로그램만 만들어 놓았고, 하반기는 비워놓은 상태다.

부산 무용계에서는 6월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무용의 큰 행사가 이 달 잇따라 열린다. 주 관객층을 시민으로 맞춘 축제인 부산국제무용제(BIDF)가 6월 1~9일 펼쳐진다. 세계의 수준 높은 춤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전국무용제의 예선대회로, 경연을 펼쳐 무용계 관계자에게 더 큰 의미가 있는 부산무용제는 BIDF와 같은 시기인 6월 7~9일 열린다.

지역에서 음악과 국악 분야 축제는 각각 부산마루국제음악제와 부산국악축제가 가장 규모가 크다고 평가한다. 올해 부산마루국제음악회는 오는 9월 3일부터 22일까지 부산 시내 다수 공연장에서 진행된다. 추석 연휴가 행사 기간에 포함돼 가족과 함께 만나기 좋은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국악축제는 11월 2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지난해 2시간 동안 10여 개 팀의 무대가 펼쳐졌고, 출연진 200여 명, 1000여 명 관객 참여가 이뤄졌다. 대규모 국악 무대를 접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미술' 아트부산·광고제 등 다채

작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에서 관람객이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국제신문DB

부산시는 올해 처음 신진작가 아트쇼(가칭)를 연다. 청년·신진 작가를 시가 직접 발굴하고 전시 기회를 주자는 취지다. 예산은 1억 원으로, 시는 다음 달까지 수행기관 선정을 하고 5월부터 참여 작가 공모에 나설 방침이다. 전시는 비엔날레가 끝나는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부산근현대역사관 금고미술관에서 한다. 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참여 작가 선정 기준은 수행기관이 정해지면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화랑협회가 마련하는 부산국제아트페어(BAMA)는 앞서 4월 11~14일 벡스코에서 판을 펼친다. 올해는 150여 개 국내외 갤러리가 참여하는데, 해외갤러리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키워드는 신진 작가 발굴과 동아시아이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등 동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작가를 조망하는 특별전이 마련되며, 신진 작가 전시도 확대된다. 오는 17일까지 동구 현대백화점 부산점 7층에서 BAMA프리뷰 행사가 열린다.

부산의 대표적 아트페어 중 하나인 아트부산은 5월 9~12일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국내외 130여개 갤러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평면 작품뿐만 아니라 조각·미디어아트와 연계, 전시 다양성에 방점을 찍는다. 디지털 서비스를 적극 적용한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챗도슨트’, 지난해 디파인서울에서 주목을 받은 ‘아트렌즈’도 도입한다. 아트렌즈는 작품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면 해당 갤러리로 바로 연결되는 서비스다.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는 8월 21~23일까지 벡스코에서 열린다. 올해는 처음으로 유료화를 시도한다. 실제 집행된 광고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인 수상 분야 응모작에 한해 150~300달러의 응모비를 받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