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연각호텔 화재 ‘필사의 탈출’, 1971년 12월 25일. 사진기자 김동준의 대표 사진. 페이퍼앤북 제공

사진은 한 장으로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기도 하며 인간 삶과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이다. 때로는 긴 글보다 사진 한 장이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더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국보도사진가협회 편저 ‘찰나의 승부사’는 사진기자의 ‘순간 포착’이 어떤 역사를 기록해 왔는지 보여준다. 한국보도사진가협회는 언론사 사진기자 출신들이 모여 사진을 통해 사회적 공헌 활동을 하는 포토저널리스트 클럽이다.

이 책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격동의 시대를 누비며 세상을 담았던 사진기자 19명의 사진과 삶을 담았다. 그들은 사진기자라는 직업으로 활동하며, 한 시대를 기록하고 포토저널리즘을 발전시켰다. 사진기자들은 한국 민주화 운동과 역사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고 사건 현장 기록부터 기획취재까지 늘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사진을 선보였다. 카메라로 불의에 저항하고, 사라져 가는 사회 단면을 따뜻한 시선과 냉철한 태도로 기록했다. 이 책은 ‘카메라에 담은 한국 현대사의 기록’이다.

김종옥 김운기 이의택 송호창 유재력 정태원 임희순 김동준 송영학 윤석봉 황종건 이봉섭 권주훈 이창성 조명동 전민조 서재철 나경택 김문권. 19명 원로 사진기자 작품을 실었다. 여든이 넘은 그들을 사진기자 후배들이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금도 머리맡에 카메라를 놓아두고 잠을 자고, 죽을 때까지 카메라 가방을 메고 다니겠다는 그들은 영원한 현역 사진기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