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동적 에너지 파동 담은 작품
- 공예와 캔버스로 각각 선보여
- 문화공간 메종 드 카린 첫 전시

캔버스에서 다양한 에너지의 파동이 꿈틀댄다. 종이와 먹, 안료를 사용해 그은 선은 때로는 부드럽고, 때로는 날카로운 에너지를 뿜어낸다.

박도훈 작가의 작품(무제). 메종 드 카린 제공

또 다른 공간에선 경쾌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이 리드미컬하게 펼쳐진다. 입체적인 선이 공간을 휘감으면서 생기가 넘친다.

곽철안 작가의 ‘Cuboid Stroke_2’. 메종 드 카린 제공

서로 다른 톤(tone·전체적으로 느껴지는 분위기나 어조)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메종 드 카린(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에서 진행하는 곽철안, 박도훈 2인전 ‘TONE’이다. 전시는 40년간 명상을 통해 그림을 그린 박도훈 작가와 조형과 디자인을 두루 섭렵한 곽철안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두 작가가 다룬 언어는 완전히 다르지만 작품을 통해 에너지의 파동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닮은,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전시이다.

박도훈 작가는 오랜 시간 명상의 세계를 경험하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회화적 표현을 시도해 왔다. 그가 명상을 통해 얻은 작품은 여러 느낌과 색깔의 파동을 펼쳐 놓으며 색다른 에너지를 뿜어낸다. 그것은 때론 역동적이기도 선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매섭고 거칠다. 하지만 그 파동은 생명의 호흡을 불어넣은 듯 에너지가 넘친다.

홍익대에서 가구를 전공하고 디자인 쪽에 경험이 있는 곽철안 작가는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공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리듬감 넘치는 움직임의 작품은 공간을 나누기도, 역동성을 더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 역시 바다와 빛이 잘 드는 공간의 맥락에 어울리도록, 가상의 볼륨을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만들고 종이와 합판 등 평면의 재료로 조립하는 과정을 거쳐 내놓았다. 빛나는 바다 풍경을 품은 공간은 그의 작품으로 더욱 생동감이 넘친다.

이번 전시는 ‘메르씨엘 비스’로 다양한 전시를 소화했던 공간을 ‘메종 드 카린(maison de CARIN)’으로 재단장해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레스토랑 메르씨엘로 유명했던 이 공간은 오랫동안 다양한 전시를 기획해 내놓았고, 지난해 전문 전시 공간으로 리뉴얼해 전시뿐만 아니라 워크숍과 토크쇼 등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부터는 공간 바로 아래 있는 카린갤러리와 정체성을 같이 하기 위해 이름을 바꿔 같은 듯 다른 공간으로 운영한다. 카린갤러리가 동시대의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에 집중한다면, 메종 드 카린은 인테리어를 아우르는 공예 가구 식물 주얼리 텍스타일 등을 다루며 색다른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메종 드 카린 박현진 대표는 “레스토랑을 운영할 때부터 공간과 잘 어우러지는 공예 작품에 각별히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이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시도를 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곳에서 다양하고 풍성한 전시를 선보이며 예술과 문화를 누리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다음 달 9일까지. (051)731-9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