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80번 넘게 CC(폐쇄회로)TV에 노출되고, 금융거래를 위해선 주민등록증을 제시해야 하며, 은행이 요구하는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 통장 하나 만들 수 없다. 개인정보 유출로 스팸문자가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고 있으며, 포털이나 금융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비밀번호를 수시로 바꾸어야 한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페이스북에 글을 잘못 올리면 사법당국의 검열과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2012년 6월, 대한민국 국민의 삶의 현실이다. (재)인권재단 사람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이 '감시사회 강연회'를 열고, 그 내용을 감시사회란 책으로 묶어낸 이유다. '감시사회 강연회' 기획자들은 "국가권력의 민간인 사찰, 보이스피싱, 인턴넷 신상털기는 이제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정보화를 통해 우리는 정보를 장악한 주체에게 우리 생활 자체가 종속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예외 없이 국가권력과 자본의 감시와 통제를 받는 감시사회에 살고 있다"고 진단한다.

국가권력과 자본이 정보를 공유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갈수록 지능화, 고도화되는 감시사회는 어떤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을까? 구글,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온라인에서의 상업적 감시와 일반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주민등록증을 없앨 수는 없을까? '감시사회 강연회' 기획자들이 내건 화두다. 강연회는 ▷한국 현대사와 감시: 사찰과 정보정치 ▷상업적 감시: 구글, 페이스북 등 온라인 사이트를 중심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감시: 사회철학적 논의를 중심으로 ▷프라이버시와 감시: 법과 인권의 관점에서 ▷전자주민증: 신분증명제도를 중심으로 등 5개의 강연으로 꾸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