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포스터. 극단 지우 제공

평범한 동네 후미진 골목길에 서점 하나가 들어선다. 지독한 번아웃을 경험하고 살기 위해 이곳에 서점을 차린 영주.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하나둘 서점을 찾는다.

학창 시절부터 성실히 살면서 사회에 나가 꿸 단추들을 만들었지만, 정작 사회에는 그 단추들을 꿸 구멍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민준. 너무 무례하고 사람을 도구 취급하는 직장에서 화병에 걸릴 뻔한 정서. 공부를 왜 해야 하나, 철없는 고등학생 민철. 속 썩이는 아들 민철을 일주일에 한 번 서점에 보내 책이라도 읽게 하려는 엄마 희주.

서점 주인 영주를 비롯해 크고 작은 상처를 가진 이들이 이곳을 안식처 삼아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책과 서점, 사람이 만드는 진솔하고 따뜻한 이야기다.

탄탄한 원작 스토리와 감성적 음악이 어우러진 뮤지컬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부산 관객을 만난다. 극단 지우는 오는 8월 3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공연한다고 8일 밝혔다.

작품은 바쁜 일상 속 고된 현대인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2024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 창작단체 선정작이다. 이 작품은 섬세한 연출과 감동적 넘버를 더해 가족 연인 등이 함께 즐기기 좋은 소극장 뮤지컬. 극단 지우는 “2025년 봄, 따뜻한 계절의 선물처럼 부산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극단 지우 제공

뮤지컬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주인공 영주가 번아웃 끝에 자신의 어린 시절 꿈인 서점 주인이 되고, 이곳을 방문한 마을 사람들의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

‘힐링극 장인’ 극단 지우의 2024년 신작인 작품은 CJ문화재단과의 컬래버로 젊은 창작자들이 함께 만들었다. 대표작 ‘오시에 오시게’를 비롯해 다수 작품에서 극작과 예술감독으로 활약한 박예슬 작가가 연출을 맡아 섬세한 무대를 완성했다. 김은지 작곡가는 감성적 선율로 작품에 따뜻한 정서를 더했고, 17곡의 다채로운 넘버를 가득 채웠다. 서울 대학로 힐링극으로 흥행했던 이 작품은 지난 3월부터 서울과 부산 무대에서 동시에 상연되고 있다.

세계가 주목한 원작, 그리고 특별한 뮤지컬로의 재탄생이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관객들을 사로잡는 요소다. 뮤지컬은 황보람 작가의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소설은 2022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돼 전 세계 24개국으로 판권이 수출됐고, 각국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일본 서점 대상 1위(번역 소설 부문)를 차지하기도 했다.

극단 지우는 “원작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감동할 만큼 저마다의 사연이 마치 우리네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느껴진다. 웃음 포인트를 적절히 배치해 편안한 마음으로 웃고 울며 즐길 수 있다”며 “각자 삶에 해답을 찾는, 편견과 현실적 고민 등 세상 풍파 속에 잠깐이나마 방파제가 되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예슬 연출가는 “현실에 지친 영주가 도망치듯 열게 된 곳이 휴남동 서점이라는 것, 잠시 쉬어가려던 곳이 새로운 출발점이 되는 것을 토대로 공간과 영주의 변화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뒀다”며 “어쩌면 휴식이 필요한 세상의 모든 영주·민준·승우·희주·정서·민철·상수에게 이 뮤지컬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