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하게 몸을 흔들며 무아지경에 빠진 관객들, 스피커를 찢을 듯한 압도적인 사운드…. 메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강렬한 경험을 선사할 특별한 무대가 부산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10월 사상인디스테이션에서 메탈해적의 ‘제14회 정기공연’이 열리고 있다. 메탈해적 제공

오는 12일 오후 6시 부산대 인근 라이브클럽 무몽크에서 ‘메탈해적’의 제15회 정기 공연이 막을 올린다. 이들은 20년 넘게 지역에서 활동 중인 밴드 ‘마라’를 주축으로, 2011년 지역 밴드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메탈밴드 연합체다.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매년 1~2회의 정기 공연을 열고 있다.

이들의 항해도 어느덧 15년 차에 접어들었다. 사비를 들여가며 계속해서 무대를 만드는 이유는 녹슬어가는 ‘메탈 정신’을 다시 빛내기 위해서다. 과거 부산은 ‘메탈의 성지’로 불렸다. 이번 공연이 열리는 무몽크를 비롯해 유명 클럽을 중심으로 인디밴드의 활동이 활발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메탈 장르의 인기가 쇠퇴하고 젊은 세대의 유입도 줄며, ‘그들만의 문화’로 전락하고 말았다.

밴드 ‘마라’의 리더이자 메탈해적을 이끄는 정현석 대표는 “2000년대 초와 비교해 밴드와 공연장 수도 많이 줄었지만 록 페스티벌 등 그나마 남아있는 무대마저 상업적인 방향으로 향하다 보니, 신진 메탈 밴드가 무대에 설 기회를 잡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며 “계속해서 대중에게 메탈 음악을 선보이고, 신진 밴드에도 공연 기회를 주기 위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에는 ▷‘야마라자’▷‘오함마’ ▷‘마라’ 등 부산 메탈 팬에게 익숙한 지역 밴드를 비롯해 ▷수원을 기반으로 서던 그루브 메탈을 선보이고 있는 ‘도그 라스트 페이지’ ▷대전에서 활약 중인 스레쉬 메탈 밴드 ‘마하트마’ ▷멜로딕 데스메탈 신에서 주목받는 서울 밴드 ‘호프 포 라이프’ 등 6개 팀이 무대에 오른다. 메탈해적은 그간 부산 밴드만 올랐던 무대를 지난해부터 다른 지역 밴드에게 개방했다. 부산 메탈 신의 외연을 전국으로 넓히기 위해서다. ‘메탈해적’의 이름으로 여는 전국 투어도 계획 중이다.

정 대표는 “부산은 물론 전국의 메탈 밴드가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대중에게 메탈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사전 예매 2만 원, 현장 예매 3만 원. 010-5195-0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