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사모를 통해 한국테니스는 새로 눈을 떴습니다(대한테니스협회 정민철 전무).”
한국테니스의 ‘복음’과 같은 존재인 테사모(테니스를 사랑하는 모임·회장 양희우)의 가치가 해를 거듭할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99년 4월 부산지역 테니스 동호인들이 호주머니를 털어 유일한 상금대회인 제1회부산오픈대회를 창설한지 만 2년.
부산오픈이 많은 팬들의 성원으로 성공리에 끝나자 대한테니스협회와 지역연맹 등은 큰 충격을 받고 경쟁적으로 상금대회를 열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올해만 해도 낫소배(3월26일~4월3일), 서울컵(5월14일~18일), 충북컵(7월2일~6일), 제주컵(8월17일~25일), 삼성챌린저 등 상금대회가 무더기로 기다리고 있다. 또 1년에 3차례 열리는 실업연맹전도 상금규모를 늘려 치르고 있고 왕년의 테니스 스타 이덕희씨가 만든 이덕희배 국제주니어대회(4월14일~20일)도 올해 새로 생겼다.
한 테니스 전문지는 네티즌을 상대로 한 ‘90년대 국내 10대 테니스 뉴스’ 중 9위로 부산오픈의 창설을 올려 놓으며 테사모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부산오픈의 출범에 영향받아 잇따라 오픈대회가 탄생하면서 그동안 국내테니스인들의 숙원사업인 프로투어대회 창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테사모의 인원은 총 19명. 모두 선수출신과는 거리가 먼 순수 동호인들이다. 직업도 사업, 건축사, 회계사, 사회복지법인 운영, 직장인 등 다양하다.
이들은 부산오픈외에도 테니스와 관계되는 일이라면 하던 일도 젖혀놓고 달려온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는 회원 모두 본업을 접고 자원봉사와 경기 운영에 매달렸다.
또 일부 회원은 지난해 올림픽에 출전한 이형택(삼성증권)을 응원하기 위해 시드니까지 날아가 이형택과 주원홍 감독에게 두차례 푸짐한 저녁식사를 대접하고 ‘밥값’으로 기념 레슨을 받기도 했다.
이형택은 지난 1, 2대회 단식을 2연패 한 뒤 지난해 US오픈 돌풍 등을 이어가며 세계랭킹 83위까지 뛰어 올라 테사모의 성원에 보답했다.
이형택은 “부산오픈의 창설이 나 자신은 물론 다른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기회있을 때마다 말해왔다.
테사모는 제3회 부산오픈을 오는 4월28일부터 5월3일까지 사직코트에서 열기로 일정을 잡아놨다. 총 상금 규모는 지난해보다 4백만원 늘어난 2천만원. 국내대회 가운데 가장 많다. 단식 우승상금도 6백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대회 규모가 커지면서 올해부터 단식 참가자수를 24명에서 32명으로 늘렸다.
테사모 양 회장은 “대회 규모가 커질수록 회원들의 회비 부담이 늘어나지만 기분이 너무 좋다”며 “부산오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세계에 자랑할 만한 큰 대회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신수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