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머레이파크에서 가진 마지막 전훈 미니게임에 박지성(노란조끼)이 자발적으로 참여, 김동진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새벽(한국시간) 한국대표팀의 스코틀랜드 고별 훈련이 실시된 글래스고 머레이 파크. 가나전 패배를 땀으로 만회하려는 태극전사들의 의지가 곳곳에서 풍겼다. 우선 박지성의 넘쳐나는 승부욕이 눈길을 끌었다.

가나전에 풀타임을 뛴 박지성은 이을용 이영표 박주영 등 6명과 함께 압신 고트비 코치의 회복 훈련조에서 컨디션을 조절, 먼저 훈련을 끝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7대 7 미니게임을 하는 다른 선수들에게 방해가 될 것 같아 박지성에게 "남아서 훈련을 하든지, 숙소로 가든지 양자 택일을 하라"고 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훈련장을 떠나지 않고 노란 조끼를 입고 미니게임 4쿼터에 출격했다.

박지성은 가나전 이후 많은 것을 깨달았다.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뛰고 있는 라이벌인 에시엔에게 완패를 당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이대로 간다면 월드컵 16강 진출이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더욱이 그는 노르웨이전 직전 왼발목 부상으로 스스로 훈련을 중단하며 극도로 몸을 아꼈다. 이렇다보니 팀 전체에 악영향을 줬다. 당연히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그만큼 박지성이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가나전 패배가 약이 됐다. 월드컵에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겠다"며 어금니를 물었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10일간의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전지훈련은 4쿼터 7대 7 미니게임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날 미니게임은 다른 때와 달리 전술에 대한 '목적의식'을 강하게 품고 진행됐다.

베어백 코치의 첫 번째 주문은 '압박(press)'. 안정환 조재진 김남일 김상식 등으로 구성된 '노랑 조끼'와 설기현 정경호 백지훈 등으로 짜인 '비 조끼'조가 맞붙은 미니게임은 시작부터 강한 압박을 강조하는 베어백 수석코치의 명령에 따라 긴장감있게 진행됐다. 글래스고 전지훈련에서 치른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실종된 '중원압박'의 강점을 되살려 내려는 코칭스태프의 의지가 나타난 것이다. 베어백 수석코치는 특히 1쿼터에 5분간 진행된 미니게임에서 "4분간 압박하라"는 명령을 내리자 선수들은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강한 압박과 커버플레이를 펼쳤다.

베어백 수석코치의 두 번째 명령은 '말하기(speech)'. 잠시라도 침묵 속에 미니게임이 진행되면 베어백 코치는 "스피치"를 외치면서 효과적인 공격전개와 수비진행을 위한 선수들간 충분한 의사소통을 주문했다. 베어백 코치와 아드보카트 감독의 마지막 주문은 '슈팅(shooting)'. 과감한 슈팅이 나오면 아드보카트 감독은 "굿"을 외쳤고, 반대로 문전에서 볼을 끌면 "왜 슛을 안 하냐"며 호통을 쳤다.

코칭스태프는 미니게임 내내 최근 두 차례 평가전에서 11개(노르웨이전 6개, 가나전 5개)의 슈팅밖에 없었던 태극전사들에게 과감한 중거리포와 효과적인 문전 움직임을 주문했고, 선수들 역시 이에 부응하듯 4쿼터 동안 안정환과 조재진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총 10골을 터트리면서 잠자는 골감각을 되살려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