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대호의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오카다 아카노부 감독(사진 왼쪽)이 이대호에게 모자를 씌워주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좋은 성적 올리고 난 후 웃는 얼굴로 귀국하겠다"

이대호(29)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즈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대호는 6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오릭스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2년간 총액 7억 6000만 엔(약 11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금 2억 엔과 연봉 2억5000만 엔, 1년에 3000만 엔의 옵션이 걸려 있다.

이대호는 "오릭스에 입단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롯데를 떠나 타 구단에 간다는 것은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오릭스와 계약을 앞두고 많이 고민했다"면서 "한국에서 계속 야구를 할 수도 있었지만 남자라면 한 번쯤 도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이 그 시기다. 국내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도 좋지만 한국 최고의 선수가 일본 무대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오릭스의 우승에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개인 목표를 세운 적이 없다. 야구는 단체 종목이라 팀 성적이 중요하다. 오릭스가 우승하면 선수들이 잘해 우승하는 것이며 4강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내가 못해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대호는 "개인 성적 때문에 욕심을 부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팀이 원한다면 볼넷이나 몸에 맞는 볼로 진루하겠다는 각오도 하고 있다. 솔직히 상대 투수들이 좋은 공을 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유인구를 던지면 걸어서라도 나가겠다"면서 팀 중심의 플레이를 할 것을 강조했다.

이승엽과 김태균 등 한국 타자들이 일본에서 실패했다는 질문에 대해 이대호는 "이승엽 선배나 김태균이 일본 무대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먼저 일본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이 실패했다고 해서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있다. 좋은 성적을 올리고 난 뒤 시즌 후에 웃는 모습으로 다시 귀국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대호는 "조만간 일본에 들어가 내가 뛸 구장과 살 집을 한 번 둘러보고 올 계획"이라며 "훈련에 합류할 때까지 계속 많은 운동을 하면서 시즌 준비를 하고, 출산이 임박한 아내가 순산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