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 69㎏급 우승후보 불참 유리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역도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선수는 여자 75㎏ 이상급의 장미란(29)과 남자 77㎏급의 사재혁(27)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두 선수는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가장 금메달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는 따로 있다. 바로 꼭꼭 숨겨둔 '비밀병기' 원정식(22·한국체대·사진)이다.
남자 69㎏급에 출전하는 원정식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최근 기록이 급성장했다. 30일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가 발표한 69㎏급 스타트리스트에서 원정식은 합계 중량 338㎏을 신청했다. 이는 린칭펑(중국), 아라켈 미르조얀(아르메니아), 콘스탄틴 마르틴(루마니아·이상 340㎏)에 이어 4위에 해당하는 중량이다. 금메달 경쟁자들과의 중량 차는 겨우 2㎏이다. 경기 후반에 열리는 용상에 특히 강한 원정식이 충분히 정상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합계 1∼3위를 차지한 탕데샹(중국), 올레그 첸(러시아), 위차오(중국) 등 경험이 풍부한 정상급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모두 불참하면서 사실상 69㎏급은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다.
스타트리스트에 등록된 중량은 해당 체급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경기 때 실제로 신청하거나 성공하는 중량이 스타트리스트의 기록과 다를 수는 있지만 남자부의 경우 경기 때 스타트리스트 중량을 20㎏을 초과해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대회 직전에 선수의 기량을 속일 이유도 별로 없어 최종 성적은 대체로 스타트리스트의 서열과 비슷하게 나타난다.
스타트리스트에 드러난 경쟁구도를 놓고 본다면 원정식은 장미란과 사재혁보다 금빛 전망이 밝다. 원정식과 경쟁할 린칭펑(23), 미르조얀(23)은 세계무대에 처음으로 얼굴을 내미는 신예로 경험 면에서 원정식에 뒤진다. 마르틴(22)의 경우 최근 수년 동안 자주 체급을 옮겨다니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정식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합계 6위로 입상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강세를 보이는 용상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경쟁자들보다 경험이나 기량, 국제대회 성적 등 모든 면에서 전혀 뒤질 게 없다는 것이 우리 대표팀의 분석이다.
원정식은 "조금씩 철저히 준비하고 기다린다면 인생을 역전할 '한 방'의 기회는 반드시 온다"면서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정식이 출전하는 남자 역도 69㎏급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8월 1일 새벽 3시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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