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더 잘할 수 있을 것" 자신

44라운드 경기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 K리그 2012시즌, 한지호(24·부산)는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한지호는 2일 열린 시즌 마지막 경기 서울전에서 교체선수로 출전해 전경기 출장이라는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프로입단 3년째를 보낸 그는 올 시즌 44경기에 한 경기도 빠짐없이 개근했다. K리그 전체에서도 한지호 외에 자일(제주)과 김용대(서울) 둘뿐이다. 올 시즌 K리그는 스플릿 시스템 도입으로 경기 수가 팀당 44경기로 크게 늘었다. 따라서 전 경기를 뛴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체력뿐만 아니라 부상도 당하지 않게 몸관리를 잘해야 하고 경고도 조심해야 하는 등 '자기관리의 달인'이라는 징표이기 때문이다.

한지호는 성적도 만만찮았다. 6득점에 3도움, 공격포인트 9개로 팀 내 최다이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K리그 대상 '베스트11' 후보에도 동료 김창수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자칫 전 경기 출전이 무산될 수도 있었다. 43라운드 울산전에서 무릎부상을 당해 마지막 경기 출장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안익수 감독은 그를 대기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후반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게 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라는 배려였다.

경기 후 대기록을 축하한다고 하자 한지호는 기쁘기도 하지만 많이 부끄럽다고 했다. "전 경기를 뛰었다는 것은 선수로서 뿌듯한 일이다.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가능한 일이었다"면서도 "팀 성적이나 개인 성적 모두 별로다. 지금 돌아보면 좀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또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체력이 달리는 것을 느꼈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페이스 조절에 대한 것을 많이 깨닫고 배웠다"고 덧붙였다.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체력뿐만 아니라 옐로카드도 관리해야 한다. 한지호는 시즌 내내 경고가 단 두 번밖에 없다. 비결은 웃음이라고 했다. 그는 "심한 반칙을 하면 심판에게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다가간다. 심판이 머뭇거리다가 카드를 집어넣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경기 전 심판에게 깍듯하게 90도 인사를 하는 것도 요령의 하나라고 귀띔했다.

안익수 부산 감독은 "지호는 항상 철저하게 준비하는 선수다. 기본적으로 득점력도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관리능력이 보태져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지호는 시즌 전 인터뷰에서 15골을 장담했다. 그만큼 몸상태에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시즌 초부터 열심히 달렸다. 하지만 기대했던 만큼 골은 터지지 않았고 그는 마음만 더 바빠져 찬스를 놓치기도 했다. 3년차 시즌을 마치고 경기운용과 한 시즌을 치르는 요령을 체득한 그는 내년에는 더 잘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