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가 '숙적' 일본을 연파했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2일 경기도 화성시 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일본을 세트 스코어 3-1(25-21 25-23 11-25 25-22)로 물리쳤다. 전날에도 일본을 3-1로 꺾은 한국은 2연승을 내달렸다. 또 일본과의 역대 상대전적에서 68승47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한국은 '주포' 문성민이 전날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빠졌음에도 이날 남다른 집중력을 보이며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문성민 대신 왼쪽 공격수로 나선 전광인(성균관대)의 활약이 빛났다. 

키 194㎝로 공격수치고는 작은 편인 전광인은 특유의 탄력 넘치는 스파이크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2득점을 올리며 문성민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한국은 1세트에서 전광인과 곽승석(대한항공)의 빠른 공격으로 리드를 잡으며 여유 있게 세트를 따냈다. 이어 2세트에서도 23-22에서 전광인의 두 차례 공격이 연속으로 성공하면서 두 세트째를 빼앗았다. 그러나 한국은 3세트에서 집중력이 급격하게 흔들리며 11-25로 졌다. 4세트에서 양 팀은 쫓고 쫓기는 접전을 이어갔다. 16-18로 끌려가던 한국은 잇따른 상대 수비 실책으로 동점을 만든 뒤 전광인이 왼쪽에서 연달아 결정적인 공격을 성공시켜 21-20으로 역전했다. 이어 전광인의 호수비에 이은 김정환의 공격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세계랭킹 24위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19)을 비롯해 캐나다(18위), 핀란드(30위), 네덜란드·포르투갈(이상 공동 36위) 등 상대적으로 약팀들과 함께 C조에 편성됐다. 6개 나라가 겨루는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은 조 1위를 차지해야 한다. C조에서 유일하게 2연승을 달리며 조 1위(승점 6)로 올라선 한국은 결선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