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오른쪽)이 20일(한국시간) 열린 미 프로야구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 5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희생번트를 성공시키고 있다. AP 연합뉴스

- 다저스 타선 침묵에 시즌 4패
-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은 여전

'괴물'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미국프로야구 신인왕 경쟁자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호투했으나 시즌 4패째를 떠안았다.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의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⅓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이로써 류현진은 지난달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부터 이어져 온 연승 행진을 6경기에서 마감해 다저스 역대 신인 투수 선발 연승 신기록 작성에 실패했다. 시즌 평균 자책점은 2.91에서 2.95로 높아졌다.

이날 경기는 류현진과 그의 팀 동료 야시엘 푸이그, 마이애미의 선발 투수 호세 페르난데스 등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 3명이 한꺼번에 출전해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류현진이 패전을 떠안고, 푸이그가 4타수 무안타에 그친 데 비해 페르난데스는 6이닝 4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되면서 '신인왕 전쟁'은 페르난데스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류현진으로서는 3회 페르난데스에게 이날 첫 안타를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류현진은 1회 볼넷 하나를 내줬으나 나머지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고, 2회도 삼자범퇴로 막으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3회 2사 후 페르난데스에게 안타를 맞은 뒤 후속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좌측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히는 2루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빼앗겼다. 이어 솔라노의 우전 안타로 추가 실점했다.

류현진은 4회와 5회를 삼자범퇴로 처리, 안정을 되찾았고, 타선이 5회와 6회 1점씩을 뽑아 동점을 이루면서 어깨의 짐을 덜었다. 하지만 6회 1사 후 연속 3안타를 허용, 1점을 더 내주면서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최근 무서운 응집력으로 연승 행진을 벌인 다저스 타선은 이날 페르난데스에 꽁꽁 묶이며 류현진을 도와주지 못했다.

류현진은 비록 패전을 떠안았으나 최근 3경기 연속이자 시즌 18번째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해 팀의 중심 투수임을 입증했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도 여전했다. 류현진은 6회 실점 뒤 1사 만루 위기에서 아데이니 에체베리아를 병살타로 처리해 이닝을 끝냈다. 류현진은 이를 포함해 올 시즌 총 11차례의 만루 위기에서 안타 또는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현지 언론도 호의적인 평가를 내놨다. 미국 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류현진이 4패째를 당했으나 그가 거둔 12승은 신인 투수로서는 여전히 인상깊은 기록이다"고 평가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페르난데스가 류현진에 판정승을 거뒀다"면서도 "페르난데스가 6이닝밖에 버티지 못한 반면 류현진은 7⅓이닝을 던졌다"며 류현진의 꾸준함을 높이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