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으나 곧 깊은 고민에 빠졌다. 거포 최준석 영입의 대가로 두산 측에 '알토란' 같은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FA를 영입하는 팀은 전 소속 팀에 FA의 전년도 연봉 300%를 지급하거나 연봉 200%와 선수 1명을 보상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각 팀은 현금보다 선수를 원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두산은 롯데에 보상선수를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롯데가 보호선수 20명의 명단을 두산에 보내면 두산은 20명을 제외한 나머지 중 필요한 선수를 고를 수 있다.

롯데는 보호선수 명단을 짜느라 골치를 앓고 있다. 정규시즌 1군 엔트리가 26명인 것을 감안하면 롯데는 핵심 전력에 속하는 선수 1명을 무조건 두산에 내줘야 한다. 올해 1군에 들지 못했더라도 가능성이 있는 신인 등도 보호선수에 묶어야 하기 때문에 롯데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확히 1년 전 롯데와 두산은 정반대의 입장이었다. 롯데는 지난해 FA 홍성흔을 두산으로 보내는 대신 투수 김승회를 보상선수로 받았다. 두산은 당시 롯데가 타선을 보강할 것으로 보고 보호선수 명단에 타자를 대거 포함시켰다. 하지만 롯데는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뛸 수 있는 김승회를 찍었다.

지난해 두산이 했던 고민을 이번에는 롯데가 하는 셈이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두산이 FA 시장에서 야수들을 많이 잃은 만큼 야수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면서도 "상대방 속내를 알 수 없으니 답답하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