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가 5일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환상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두 번의 작은 실수. 그러나 '피겨 여왕'은 담담했다. 경기 중 한 바퀴만 돌았던 더블 악셀 점프를 시상식장에서 완벽하게 선보이는 여유까지 보였다.

김연아(24)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소치 동계올림픽의 마지막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는 5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70.05점과 예술점수 77.21점을 더해 147.26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개인 최고 기록(80.60점)을 받은 김연아는 종합 227.86점으로 박소연(178.17점)을 제치고 2연패를 달성했다.

김연아의 이날 기록은 자신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작성한 역대 최고 기록(228.56점)에 불과 0.70점 모자란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받은 147.26점은 밴쿠버 올림픽(150.06점)과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148.34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점수다.

프리스케이팅 주제곡으로 중후한 탱고 '아디오스 노니노'를 선택한 김연아는 지난해 12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크로아티아)'보다 한층 완성도 높은 연기를 선보였다. 마지막 점프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완벽에 가까웠다.

애절하게 팔을 휘저으며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이 성공했다. 자그레브에서 넘어졌던 실수를 만회하고 수행점수(GOE) 1.66점을 받았다.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 이어 빠른 음악에 맞춘 화려한 스텝 연기는 압권이었다. 최고레벨인 '4'를 인정받아 다시 2.01점의 GOE를 더했다.

후반부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선 마지막 더블 루프를 뛰지 못했다. 또 느리게 흐르던 음악이 점차 빨라질 즈음 더블 악셀 점프를 시도했으나 싱글로 처리하는 실수를 했다. 그럼에도 GOE는 0.05점이 더해졌다. 강한 악센트가 느껴지는 음악과 함께 독특하게 양팔을 교차하는 동작으로 연기를 마무리한 김연아는 약간의 아쉬움이 섞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국내 고별 무대를 치른 김연아는 "실수는 있었지만 대체로 만족스럽다. 체력을 끌어올리면서 점프 성공률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에 대해선 "이왕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잘하고 싶다"면서 "저는 올림픽 금메달을 이미 땄으니 그 선수(아사다)보다 부담감을 덜 느낄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