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고혹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기술적인 문제 없음 증명
- 부상 여파 우려 훌훌 털어
- 체력적 부담 극복 과제로

올 시즌을 앞두고 별안간 찾아온 오른발 부상이라는 악재도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동계올림픽 2연패 가도에는 별문제가 되지 않는 듯 보였다.

김연아는 새해 벽두인 4, 5일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의 마지막 리허설 무대인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역시 김연아'라는 찬사가 나올 만큼 안정된 무대를 연출했다.

■가장 큰 소득은 자신감

김연아가 5일 막을 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에서 받은 점수는 쇼트프로그램·프리스케이팅 합계 227.86점. 이는 4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받은 자신의 역대 최고 기록(228.56점)에 불과 0.70점 모자란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무려 80.60점을 받아 밴쿠버 당시 세운 최고 기록(78.50점)을 뛰어넘었다. 프리 프로그램에서 다소 실수만 없었다면 국내대회지만 역대 최고기록을 세울 뻔했다.

판정이 다소 후한 편인 국내대회인 만큼 점수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경기 내용만 놓고 봐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김연아는 지난 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한 번의 실수도 저지르지 않는 '무결점 연기'를 했다.

시즌 첫 무대이던 지난해 12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는 나왔던 악셀 점프 실수가 이번 대회에서는 사라졌다. 5일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프로그램의 첫머리에 배치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성공해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발목 부상으로 걱정을 안겼던 스텝과 스핀 등도 향상된 모습이었다.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에서와 달리 이번에는 스텝과 스핀 등을 무난히 소화하면서 부상 여파에 대한 우려까지 말끔히 털어냈다.

하지만 체력적 부담은 여전히 지적됐다.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마지막 루프 점프를 뛰지 못했고, 마지막 더블 악셀 점프는 1회전으로 처리했다. 남은 한 달 동안 보완할 과제가 명확히 제시된 셈이다.

■마지막 국내 무대 '아듀, 김연아'

김연아의 고별 국내무대가 열린 이날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는 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예매분은 이미 지난달 27일 인터넷 예매 시작 15분 만에 모두 팔려 빙상장 앞에는 '표를 구한다'는 플래카드를 든 팬들이 줄을 이었고 암표상까지 등장했다.

새로운 드레스를 입고 김연아가 등장하자 그 모습을 담으려는 카메라와 휴대전화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렸다. 김연아의 연기를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관중들은 음악이 끝나기도 전에 김연아가 마지막 스핀 연기에 들어가자 우승을 예감하며 기립박수로 '피겨 여왕'의 고별 무대를 아쉬워했다. 빙판 위에는 수많은 인형이 눈처럼 쏟아져 내렸다.

김연아는 감격에 겨운 듯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손을 흔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