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잡지선 도발적 모습 실리기도

"얼음여왕? 실제로는 천생 여자"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는 경기장 밖에서 누구보다 매력적인 여자다. 날카로운 눈매로 카리스마를 내뿜는 '여제'의 모습은 빙판 위에서만 볼 수 있다.

12일(한국시간) 새벽 500m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경기 후 열렸던 플라워 세리모니에서 세계의 이목이 이상화의 손톱으로 쏠렸다. 높이 들어 흔드는 손에 장식된 화려한 네일아트가 단연 돋보였기 때문이다.

이상화는 빙판 위에서는 스케이트를 타고 유니폼만 입기 때문에 자신을 예쁘게 꾸밀 기회가 없었다. 여성미와 개성을 나타내기 위해 가장 좋은 수단이 손톱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소치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소개된 선수 프로필에도 취미가 네일아트와 레고로 돼 있다. 또 한 달에 한 번 정도 손톱 관리를 받고 빙상장에 오래 있다 보니 거칠어질 수 있는 피부 관리를 위해 피부과도 종종 찾는다. 이상화라고 다르지 않았다. 외려 누구보다 외모 관리에 관심을 두는 '천생 여자'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는 슈퍼맨을 상징하는 's'자 마크가 새겨진 귀걸이를 하고 나타나 주목받았다. 경기장에 메고 오는 배낭에 귀여운 인형을 주렁주렁 달기도 했다. 소치 올림픽에 앞서 전지훈련을 떠날 때 공항에 들고 온 '황금빛 여행 가방' 등 톡톡 튀는 소품이 시선을 끌 때도 많았다. 한 패션매거진에 하얀 셔츠로 하의 실종 패션을 연출한 도발적인 모습이 실리기도 했다.

성격도 화통하기보다는 세심하고 예민한 편이다. 자주 외국에 나갈 기회가 많아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잦다. 한 번도 안 깨고 푹 자는 것이 소원일 정도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질주할 때 "속도를 주체할 수 없어 무섭기도 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상화는 빙판 위에만 있으면 모든 걸 무색하게 만드는 승부사로 변한다. 매서운 눈빛으로 빙판을 달리는 모습은 소름을 돋게 할 정도다. 놀라운 집중력과 강한 정신력으로 지난해 4차례나 세계기록을 다시 썼다. 이번 대회에도 '소녀'가 아닌 '강심장 여제'의 모습으로 무사히 금빛 질주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