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생 854명 중 1/4 가량 참가

- 토요일엔 백양산서 가족애 다져

- 김천택 교장 "인내와 인성 쑥쑥"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동양중학교는 교직원·학생·학부모들까지 마라톤 마니아가 많다. 

오는 18일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출발하는 2014 부산하프마라톤대회에는 302명이 단체로 참가 신청을 했다. 김천택(62) 교장과 박종환(56) 교감은 물론 학생 210명과 학부모 60여 명도 뛴다. 전교생 854명 중 4분의 1 가량이 함께 하는 셈이다.

김 교장은 마라톤 마니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10㎞를 50분대에 돌파한다. 초장중학교 근무 시절에도 학생들에게 달리기를 시켰다. 어려운 것을 경험하지 못하면 고난에 쉽게 굴복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학부모들도 김 교장의 뜻에 기꺼이 동참했다.

동양중 학생들은 지난 4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8시 백양산 마라톤 코스에 모여 1시간 30분간 달린다. 김 교장이 가장 앞장서 학생들을 독려한다. 학부모들도 아이들과 함께 뛰면서 가족애를 다진다. 처음에는 5분도 못 뛰던 학생들이 지금은 40분을 뛰어도 지치지 않는다.

김 교장은 "마라톤은 가장 정직한 운동이다. 묵묵히 하는 만큼 기량이 성장한다"면서 "아이들이 마라톤을 통해 호연지기를 키우고 인내심을 배운다"고 말했다. 마라톤의 참맛을 경험한 학생들은 학교 홈페이지에 소감을 남긴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성취감을 느꼈다. 열심히 해서 다음에는 더 좋은 기록을 내겠다"는 내용의 글이 많다. 김 교장은 "요즘 아이들은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 성적이 조금만 떨어져도 좌절한다. 젊은이들도 너무 쉽게 이혼한다"면서 "마라톤은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최고의 인성 교육 수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