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언자 형 권유로 격투기 입문
- 최두호 외 체급 달라 관심 적어
- 은퇴 후 코치로 활동하고 싶어"

종합격투기 단체 UFC 헤비급 랭킹 3위인 알리스타 오브레임(36)이 방한했다.

	23일 해운대 시타딘 호텔에서 UFC 헤비급 알리스타 오브레임이 그의 경기 스타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19세에 종합격투기(MMA) 무대에 데뷔한 오브레임은 2007년 미국 MMA단체 스트라이크포스의 초대 헤비급 챔피언, 2010년 일본의 드림 헤비급 챔피언과 K-1월드 그랑프리 챔피언에 오르는 등 메이저 타이틀을 3개나 보유했다. 통산 MMA 전적은 57전 41승 15패(1무효)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월에 열린 UFC 203 대회에서는 현재 헤비급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와 타이틀전을 치렀으나 1회 TKO 패배로 물러나야 했다.

오브레임은 UFC가 홍보를 위해 마련한 아시아 투어 일정으로 지난 21일 방한해 팬 사인회를 비롯한 각종 행사에 참석했다. 부산에서는 김동현, 최두호, 함서희 등 한국인 UFC 선수들이 속한 팀매드 해운대 체육관에서 함께 훈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한국인 선수들은 잘 알지 못한다. 평소 체급이 달라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최두호 선수에 대해서는 들은 적 있다"고 말했다.

오브레임은 지금까지 UFC 챔피언 출신의 주니어 도스 산토스, 프로레슬러로도 유명한 브록 레스너 등 강한 선수들을 상대로도 승리했다. 데뷔 초반 경기에서는 저돌적인 공격으로 연전연승하며 팬들의 주목을 받은 오브레임이지만, 최근에는 상대와 거리를 두고 경기를 풀어가는 '아웃 파이팅' 방식으로 바꿨다. 그는 "전략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이전에도 매번 다른 기술로 승리했는데 지금도 나만의 무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경기 전에 그를 비롯해 누구나 느끼는 긴장감은 이전에 얼마나 훈련했는지를 떠올리며 해소한다고 밝혔다. 오브레임은 "훈련 과정에서 상대하는 방식이나 전략 구상을 마치고 경기를 시작하면 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든 준비가 됐다는 자신감이 그가 긴장하지 않게 만드는 원천이다.

형인 발렌타인 오브레임의 권유로 격투기에 입문한 오브레임은 지금도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브레임은 "내가 격투기 선수가 되는데 형이 큰 영향을 끼쳤다"며 "특히 패했을 때 도움이 되는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지난 2월 그는 둘째를 얻어 두 딸의 아빠가 됐다. 소위 '딸바보'인지 묻자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둘째가 굉장히 활달하다. 만약 운동 선수가 되고자 한다면 응원하고 지원해 줄 수도 있다"고 은근히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링네임을 딴 'The Reem'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오브레임은 "누군가 나를 롤모델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좋은 가치와 행동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음 경기에 대비한 회복 기간을 가지는 오브레임은 선수 생활 후에도 코치로 MMA와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격투기에 열정을 가지고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처럼 운동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6년 전 대회 출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오브레임은 "오랜 시간이 지났고 많은 일이 있었지만, 아직 그때를 기억한다. 나를 좋아해 주는 한국 팬들이 인상 깊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