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은 주희정의 8번이 최다
- 용병기록도 이번 시즌서 한 번뿐

- 선수역할 분업 후 달성 어려워져

농구의 '트리플더블'은 한 선수가 달성할 수 있는 가장 빛나는 기록이자 그만큼 달성하기 힘든 경지로 남아 있다. 한 번도 기록에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마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최근 들어 소식이 자주 들려오는 이유는 '괴인'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 썬더) 덕분이다.

1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 주 오클라호마시티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미국 프로농구(NBA) 정규리그 LA 클리퍼스와의 경기에 나선 웨스트브룩은 전반전을 마치기 전 트리플더블을 완성했는데, 이는 그의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만든 기록이다. 17득점 12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올리며 시즌 16번째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그를 앞세운 오클라호마시티는 114-88로 승리했다.

웨스트브룩은 이날 트리플더블로 현지시간 기준 2016년 한 해 동안 31번의 기록을 올리며 1961년 오스카 로버트슨(당시 신시내티 로열즈)의 한 해 최다 기록을 55년 만에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10일까지 7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달성하며 로버트슨뿐만 아니라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도 어깨를 나란히 한 웨스트브룩은 현역 선수 중에서도 기록 면에서 선두(53개)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18번의 기록을 작성한 그는 이번 시즌 들어 경기당 평균 31.3득점 10.5리바운드 10.6어시스트를 올리며 1961-1962시즌 로버트슨 이후 전무후무한 '시즌 트리플더블'에도 도전하고 있다.

트리플더블은 농구의 기록지표 5개(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슛) 중 3개 부문에서 두 자릿수 기록을 올리는 경우를 의미한다. 한 경기를 치르는 동안 수비와 공격 모든 면에서 활약해야 달성할 수 있으므로 개인 능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현대 농구에서는 포지션이 나뉘며 찾아보기 어려워졌지만, 공격을 이끄는 가드 포지션인 웨스트브룩의 경우 골밑 싸움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리바운드 기록에서도 이번 시즌 전체 선수 중 10위권 내에 올라 있다.

특히 트리플더블은 국내 프로농구 리그(KBL)에서는 드물게 나오는 기록이다. 최근 5시즌 중 두 시즌에서는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고, 지난 시즌에도 한 차례에 불과했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해 12월 30일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서울 삼성의 외국인 선수 마이클 크레익이 처음으로 달성했다. 22득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한 크레익은 KBL 통산 110번째 트리플더블을 올렸다.

트리플더블은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의 역할이 분업화된 이후로는 더욱 찾아보기 어려운 기록이 됐다. 득점과 리바운드를 담당하는 외국인 선수가 주로 트리플더블 기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국내 선수 중에는 2011-2012시즌 주희정(당시 서울 SK)이 달성한 것이 가장 최근 기록이다. 지난해 12월 23일 안양 KGC와의 경기에서 최초로 프로 통산 10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 주희정(삼성)은 여덟 차례 트리플더블로 국내 선수 중 최다 기록도 가지고 있다. kt 소속으로는 2014-2015시즌 찰스 로드가 삼성을 상대로 한 홈경기에서 21득점 14리바운드 10블록슛을 올리며 달성한 바 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