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은메달
- 통증 재발로 日선수에 역전 허용

- 크로스컨트리 이채원 아쉬운 2위

개막 3일째를 맞은 한국 선수단이 연신 아쉬움을 더한 하루였다. 21일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 나선 한국 선수들은 상대 선수들의 눈에 띄는 견제뿐만 아니라 부상 등으로 컨디션 조절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21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ｍ 결승에서 심석희(오른쪽)가 중국 판 커신에게 무릎을 잡혀 가로막히고 있다. 연합뉴스

첫날 2개의 금메달을 모두 쓸어담은 쇼트트랙은 이날 상대 선수들의 견제에 울었다.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남자 500m에서 서이라(25·화성시청)가 40초842의 기록으로 은메달, 전날 1500m 금메달을 획득한 박세영(24·화성시청)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결승에서 중국 선수들과 맞붙은 두 선수는 끝까지 역전을 노렸지만, 치열한 몸싸움 끝에 결국 중국의 강호 우다징(40초764)에 0.078초 차로 우승을 내줬다.

여자 500m에서도 결승에 나선 주장 심석희(20·한국체대)가 실격 처리되는 불운에 울었다. 심석희는 마지막 바퀴까지 1위 싸움을 펼치는 과정에서 중국의 판커신에게 무릎을 잡혀 3위로 경기를 마쳤지만 두 선수 모두 실격판정을 받으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결선에 나선 4명 중 2명이 실격되며 순위결정전 격인 파이널B에서 1위를 차지한 최민정(19·성남시청)이 동메달로 한 단계 승격되는 행운을 얻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ｍ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마지막 아시안게임 출전을 마무리한 '빙속 여제' 이상화.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는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 나선 이상화는 37초71의 기록으로 2위에 올랐다. 금메달은 이상화와 같은 조에서 뛰며 37초39를 기록한 '숙적' 고다이라 나오(일본)에게 돌아갔다. 레이스 초반에는 이상화가 앞섰지만 중반 이후 무섭게 스피드를 끌어올린 고다이라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이상화는 "첫 100ｍ구간이 매우 중요한데, 통증이 아직 조금 있어 부상이 문제를 드러낸 것 같다"며 마지막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마쳤다. 여자 팀추월에서는 장거리 강자 김보름(24·강원도청)을 앞세워 은메달을 획득했다.

설상 종목 선수들도 컨디션 난조에 울었다. 전국 동계체전에서 통산 67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최다 기록을 가지고 있는 여자 크로스컨트리의 간판 이채원(36·평창군청)은 시라하타야마 오픈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크로스컨트리 10㎞ 프리스타일에서 30분49초의 기록으로 준우승했다. 2011년 카자흐스탄 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2연패를 노린 이채원은 5㎞ 구간까지 앞섰지만 이후 일본의 고바야시 유키(30분24초6)에게 역전당했다. 이채원은 "후반 코스에 들어갈수록 다리가 아파 스스로 못 가는 걸 느꼈기 때문에 너무 싫고 허무했다"고 밝혔다.

전날 한국 남자 크로스컨트리 최초의 금메달리스트가 된 김마그너스(19·협성르네상스)도 이날 열린 15㎞ 프리스타일에서는 8위를 기록했다. 경기 후 몸 상태가 좋지 못했다고 밝힌 그는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린다는 생각으로 나왔지만 경기 초반부터 오늘은 안 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아쉬워했다. 오는 24일 계주와 26일 매스스타트에도 출전할 예정인 김마그너스는 휴식일을 이용해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날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추가한 대표팀은 중간합계 금메달 6개, 은메달 7개, 동메달 7개로 일본에 이어 종합 2위에 자리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