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년 만에 우승을 거둔 양희영(28·사진)이 "남들이 뭐라 하든 오늘 같은 날이 올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희영은 27일 매니지먼트 세마스포츠마케팅을 통해 "2년 동안 우승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살리지 못해 저도 안타깝기도 했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이번에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고 밝혔다.

양희영은 전날 태국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우승을 거뒀다. 2015년 같은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지 꼭 2년 만이다. 그동안 양희영은 선두를 달리다가도 마지막에 역전을 허용한 경험이 많았다. 지난해 그는 2위 2번, 3위 4번 등 상위권에 들고도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로 대회 최저타, 최다 언더파 신기록까지 세우며 그동안의 우승 갈증을 풀었다.

이번 대회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2라운드 경기가 악천후로 중단되면서 3라운드와 4라운드 시작 전 잔여 경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양희영은 "잔여 경기를 하느라 이틀 연속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찌는 듯한 더위와 싸웠다. 진짜 정신력으로 버텼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승하던 날에도 오전에 3라운드 잔여 경기를 끝낸 뒤 3시간 정도를 쉬고 곧바로 4라운드에 나섰다.

모처럼 우승컵을 안은 양희영은 세계랭킹도 한 자릿수대로 끌어올렸다. 양희영은 이날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지난주보다 3계단 상승한 8위에 올라 '톱10'에 다시 진입했다. 김세영(24), 브룩 헨더슨(캐나다), 박성현(23)이 각각 1계단씩 내려가 9∼11위로 밀려났다.

혼다 타일랜드에서 공동 4위에 오른 전인지(23)는 펑산산(중국)에게 내준 세계랭킹 3위 자리를 1주일 만에 탈환했다. 혼다 타일랜드에서 준우승한 유소연(27)은 7위를 유지했다.

이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