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인은 왜 롯데타워를 맨손으로 올라가고 싶었을까. 이 물음에 김자인은 나흘 전 이렇게 대답했다.

김자인 선수는 지난 17일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D-3. 제가 이번 롯데타워 등반을 결심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긴 글을 올렸다.

	(사진 = 연합뉴스)

그는 다섯 가지를 꼽으며 가장 먼저 높이에 대한 도전 의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555m 라는 높이의 빌딩 등반을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기 쉽지 않기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자인이 밝힌 두번째 이유는 긍정의 힘이었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이 도전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있는, 또는 지나고있는 분들에게 정말 아주아주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여타 스포츠 종목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순기능을 언급한 대목이다.

세번째는 좀 더 구체적이었다. 간단히 말하면 클라이밍 저변 확대. 김자인은 "클라이밍이라는 멋진 스포츠를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고, 그것이 어떤 등반형태이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도 클라이밍이라는 운동을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고 싶고, 그걸로 더 많은 클라이밍 인프라가 생겨나고, 그것으로하여금 현재 존재하는, 또는 앞으로 생기게 될 한국의 클라이밍 인프라가 더 많이 발전되었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나는 최고의 클라이머, 타고난 클라이머, 능력있는 클라이머는 아니지만 적어도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않은 클라이머가 되고 싶다"며 자신의 성취감을 위해서라도 롯데타워 등반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자인은 김 선수는 "나의 작지만 긴 오름짓으로 어려운 친구들을 조금이나마 도울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등반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김 선수는 또 글 마지막 부분을 할애해 "모든 선배님들의 생각 충분히 존중합니다. 저의 등반이 어떤분들에겐 무모한 행위, 어떤분들에겐 의미없는 등반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저의 안전을 최대한으로 확보할 수 있고, 저의 보잘것없는 능력으로, 제가 할수있는 최선의 등반으로 꼭. 555m 를 완등해서, 제가 위와 같이 생각해온 이번 등반의 가치들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을 뿐"이라며 "다른 사람이 어떤 판단을 어떻게 하든, 저를 늘 응원해주는 사랑하는 가족들, 친구들, 좋은 분들이 계시기에 제 도전 제가 하고 제 인생 제가 가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글을 마쳤다.

그로부터 사흘 뒤. 김자인은 123층, 555ｍ 높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맨손으로 오르는 데 성공했다. 그는 2013년에도 부산 KNN타워((128ｍ)과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84ｍ) 등반에 성공한 바 있다. 신동욱 기자 i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