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로프킨 초반 적극 공격 우세
- 알바레즈 후반 들어 만회 펀치
- 12R 혈투 끝에 결국 무승부
- 두 선수 모두 “재경기 원한다”

다시 한 번 열린 복싱 ‘세기의 대결’이 난타전 끝에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게나디 골로프킨(카자흐스탄·왼쪽)과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멕시코)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프로복싱 세계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 경기를 마친 뒤 서로 승리를 자신하며 두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이날 '진짜 세기의 대결'에서 두 선수는 12라운드 혈전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AP 연합뉴스

1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무패 복서’ 게나디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과 ‘멕시칸 슈퍼스타’ 사울 카넬로 알바레즈(27·멕시코)의 맞대결은 무승부로 끝났다.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국제복싱기구(IBO) 4대 기구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으로 펼쳐진 이 날 경기는 12라운드까지 가는 혈전을 치렀지만 승부를 내지 못했다. 이 날 경기에서 19차 방어전에 나선 골로프킨은 생애 첫 무승부를 기록하며 통산 전적 37승 1무 33KO가 됐다. 알바레즈는 49승 2무 1패 34KO를 기록했다.

두 선수는 물러서지 않는 ‘인파이터’ 성향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날 경기 양상은 달랐다. 골로프킨이 저돌적인 압박을 앞세워 달려들었지만 알바레즈는 상대적으로 변칙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화끈한 난타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알바레즈는 경기 초반 아웃복싱을 구사하며 맞불을 피했다.

3분 12라운드로 진행된 이 날 경기에서 초반 탐색전을 펼치던 두 선수는 5라운드에서 골로프킨의 오른손 훅이 알바레즈의 안면에 적중한 이후부터 타격전으로 변했다. 알바레즈는 파상공세를 펼치는 골로프킨의 공격에 휘청거리고도 오히려 고개를 가로저으며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그 모습에 미소를 보인 골로프킨도 쉴 새 없이 공격을 이어갔다. 6라운드에서는 종이 울리자마자 두 선수가 한 치도 물러나지 않고 서로 펀치를 주고받는 장면이 나왔다.

밀려나는 듯했던 알바레즈는 경기 후반 힘을 내기 시작했다. 8라운드에서 강력한 어퍼컷을 골로프킨의 안면에 적중시켰고 10라운드 시작부터는 오히려 선제공격에 나서기도 했다. 펀치를 주고받는 와중에 골로프킨이 알바레즈를 코너로 몰고도 연타를 적중시키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두 선수 모두 난타전을 벌이며 포인트를 쌓았지만 채점관들은 결국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3명의 채점관 중 한 명은 알바레즈의 118-110 우세를, 다른 한 명은 골로프킨이 115-113으로 우세하다고 판정했다. 마지막 한 명이 114-114의 채점표를 내놓으면서 이 경기는 재대결을 기약했다.

두 선수 모두 경기 후 재경기 의사를 밝혔다. 골로프킨은 “나는 아직 챔피언이다. 당연히 리매치를 원한다”고 말했고, 알바레즈도 “(골로프킨의 펀치가)생각만큼 놀랍지 않았다. 재경기에서는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