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다음 달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사진=신태용 감독. 연합뉴스

당초 신태용 감독은 그간 활용하지 못한 해외파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운용하며 다양한 실험을 할 예정이었는데, 이번 평가전은 선수들의 준비태세는 물론 ‘감독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여론은 신태용 감독에게 이미 등을 돌린 상황.

경기 결과에 따라 신 감독은 거센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신태용 감독은 25일 러시아 평가전 선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히딩크 감독에 관한 질문을 받고 현재 상황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신태용 감독은 먼저 “사면초가”라는 말로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분석했다.

그는 “히딩크 감독에게 도움을 받을 생각이 있나”라는 질문에 “사실 여론이 좋지 않아 힘들다. 히딩크 감독님은 한국 축구 영웅이다. 대표팀을 위해 일해주신다면 1%도 거절 없이 받아들이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심 없이 도와주신다면 나 역시 사심 없이 함께하고 싶다”며 “한국 축구의 발전과 월드컵 본선에서의 성적을 위해서라면 무조건 오케이”라고 덧붙였다

축구대표팀 감독 자리에 관한 욕심 없이 도움을 준다면 언제든지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다.

다만 신 감독은 “평가전은 선수들의 수행 능력과 조직력을 살피며 전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자리인데, 이번 평가전에서 패할 경우 후폭풍이 거세질 수도 있겠다”고 내다보며 “과정도 좋아야 하고, 결과도 내야 하는 평가전이 됐지만, 월드컵 본선을 향해 뛴다는 소신은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론 문제로 보여주기식 경기를 펼치는 것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춰 평가전을 치르겠다는 의지였다.

신 감독은 또 “그간 코치진에 관해 지적이 많았는데, 히딩크 부임설이 나오기 전부터 경험 있고 네임벨류가 있는 기술 코치를 찾고 있었다”며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코치를 선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