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 롯데 자이언츠 치어리더 응원존에 고교생 5명이 스피커에서 나오는 가수 싸이의 노래에 맞춰 맹렬히 춤을 췄다. 이들을 구경하던 야구팬들은 “멋지다!”라며 환호성으로 답했다. 올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개최한 부산 지역 여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치어리딩 페스티벌 ‘자이언츠 아이돌 시즌2’에 나와 우승한 덕문여고 댄스 동아리 학생들이다.

	사진=김채호 기자

아이돌 팬덤 문화의 한 종류인 커버(cover). 특정 가수의 노래만 따라 부르거나 댄스 퍼포먼스를 모방해 춤만 따라 하는 게 커버댄스다. 덕문여고 동아리 학생들도 가수 싸이의 I LUV IT과 New Face라는 안무를 따라 췄다. 덕문여고 김영선 체육교사는 “사실 인문계 학교에서 댄스 동아리 활동이 학교 내에서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이 있어 만들어지기가 어려웠다”며 “퇴직하신 교장 선생님께서 항상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학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어렵게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오후 덕문여고에서는 한쪽 벽이 거울로 된 공간에서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이 안무 연습에 한창이었다. 휴대폰으로 틀어놓은 노래에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서로의 안무를 체크했다. 표정들도 사뭇 진지하다. 총 13명의 학생이 댄스동아리에 속해있다.

학생들은 빠르면 3일, 늦어도 일주일이면 기성 아이돌들의 춤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 그것을 ‘딴다’고 표현한다. 유튜브나 아이돌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그 춤을 완벽하게 따라서 추는 것을 의미한다.

동아리의 부장을 맡은 김서희(18)양은 작년 한 학년 위의 선배들과 자이언츠 아이돌 시즌1에 출전해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어낸 학생이다. 이번 대회의 본선과 결승 모두 열흘 만에 준비하는 중에도 친구들과 후배들을 다독이며 대회를 준비했다. 김 양은 2년 연속 우승을 할 수 있었던 덕문여고 댄스 동아리만의 장점을 “학생다운 모습을 많이 좋아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덕문여고의 댄스 동아리가 만들어진 지 4년. 춤을 좋아했던 학생들이 함께 모여 만들었고 자신들 나름대로 오디션도 진행하며 춤에 대한 열정을 체크한다. 한 학생은 “내내 연습한 춤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면서 환호와 호응을 얻는 기쁨에 댄스 동아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올해 몇 개의 무대가 더 있을지 정해진 것은 없지만, 앞으로 있을 무대도 잘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채호, 송지연 기자 i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