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단 강민호 이적 상심 팬 달래

‘아섭 자이언츠’가 4년 더 계속된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손아섭(29)과 4년 총액 98억 원에 계약했다고 26일 밝혔다. 역대 4년 계약 FA 중 이대호(150억 원)와 KIA 타이거즈 최형우(100억 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이다.

안방마님 강민호(32)를 4년 80억 원에 삼성 라이온즈로 보낸 롯데는 내야수 문규현에 이어 손아섭을 눌러 앉히면서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손아섭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의 신분조회 요청을 받고 더 큰 무대로의 진출을 고민하느라 계약이 늦어졌다”면서도 “도장을 찍고 나니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손아섭은 또 “믿어주고 기다려준 친정팀과 팬들의 응원 덕분에 계약했다. ‘내년에도 사직야구장에서 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LG행이 유력하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해외 진출이 아니라면 당연히 롯데에 남겠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도 롯데 유니폼을 입고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셨다”고 잘라 말했다.

2007년 거인 유니폼을 입은 손아섭은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올해까지 11시즌을 뛰며 타율 0.325 115홈런 574타점을 올렸다. 특히 8년 연속 3할 이상 타율과 7년 연속 140안타 이상을 기록해 꾸준함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2017시즌에는 193안타를 때려 3년 만에 최다 안타 타이틀을 되찾았다. 20홈런 25도루로 데뷔 첫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연타석 홈런을 날려 큰 경기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손아섭의 목표는 ‘우승’이다. 그는 “골든글러브도 받고 태극마크도 달아봤지만 우승반지가 없는 게 한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제가 유일하게 못 이룬 목표다. FA 계약을 했다고 해서 나태해지지 않겠다. 동료들과 힘을 모아 꿈을 이루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손아섭의 잔류로 FA 18명 가운데 5명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현재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와 삼성·NC·SK·넥센·한화·kt는 외부 FA 영입에 관심이 없거나 FA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이다. 최준석(35·롯데)과 김주찬(36·KIA) 정근우(35·한화) 손시헌·이종욱(이상 37·NC) 김승회(36·두산)는 적지 않은 나이 탓에 타 팀 이적도 쉽지 않은 편이다.

대어급 ‘빅 4’중 유일하게 계약하지 못한 민병헌(두산)의 거취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35)과 교타자 김현수(29)가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유턴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