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력·파벌 논란 등 툭하면 잡음
- 빙상연맹 솜방망이 처벌 책임론

쇼트트랙의 에이스 심석희(21·사진)가 코치에게 폭행당해 선수촌을 이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빙상계의 후진적인 문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심석희는 지난 16일 충북 진천선수촌을 이탈했다가 18일 복귀해 19일 훈련을 재개했다. 대한빙상연맹은 손찌검한 것으로 알려진 A코치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터진 ‘대형 스캔들’로 심석희는 물론 태극전사들의 사기도 추락했다.

쇼트트랙계의 폭행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 11월에는 여자 쇼트트랙 대표 8명 가운데 6명이 코치의 구타와 사생활 간섭을 견디지 못하고 선수촌을 이탈했다. 당시 선수들은 빙상연맹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스케이트 날집으로 목덜미를 잡고 계속 때렸다” “아이스하키 채로 맞아 온몸이 멍들기 일쑤였다”고 폭로해 충격을 던졌다.

2015년에도 폭행 사건이 터졌다. 당시 남자 쇼트트랙 대표 B 선수가 훈련 도중 자신을 추월해 넘어뜨렸다는 이유로 후배 C 선수에게 욕설하고 주먹을 휘둘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꼽으면 열 손가락으로도 모자라다.

2006 토리노올림픽 직후 쇼트트랙 파벌 논란으로 당시 빙상경기연맹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2010년엔 일부 코치들과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선발될 수 있도록 서로 협조하는 일명 ‘짬짜미 파문’이 수면 위로 떠 올라 충격을 던졌다. 2016년엔 전 국가대표 코치와 선수들이 불법 도박을 해 입건되는 일도 나왔다.

사건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메달 지상주의에 사로잡힌 빙상연맹이 선수·지도자의 일탈에 솜방망이 처벌을 한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심석희의 소속사인 갤럭시아SM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선수와 코치 사이에 발생한 일에 대해 사실 확인이 명확히 되지 않은 상태”라며 “빙상연맹에서 사태 전모를 정확히 파악해 소상히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심석희는 훈련장에 복귀한 상태다.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