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연합뉴스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새롭게 쓸 정현(58위)과 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의 호주 오픈 16강 경기가 5시간 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일제히 조코비치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정현과 조코비치의 세계 랭킹 차이가 큰데다 2년 전 같은 대회 1회 전에서 조코비치가 정현을 상대로 3대 0 완승을 거둔 바 있기 때문이다.

정현은 지난 20일 남자 단식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에게 3대 2로 역전승을 거둬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호주오픈 16강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테니스 메이저 대회에서 16강에 오른 것은 1981년 US오픈 여자 단식 이덕희(65·은퇴)와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 단식 이형택(42·은퇴) 이후 처음이다.

그간 세계 10위권 선수를 상대로 8전 전패했던 정현은 세계 4위 즈베레프를 제압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또 정현은 지난해 남자프로테니스(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정상에 오르며 자신의 첫 투어 대회 우승에 성공한 바 있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는 21세 이하 선수 가운데 순위가 높은 8명이 출전해 기량을 겨루는 대회다.

하지만 외신들은 일제히 조코비치의 승리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새로운 서브를 장착한 조코비치는 16강에서 위협적인 상대 정현을 상대한다. 조코비치가 정현을 꺾으면 8강에서 도미니크 팀(5위·오스트리아)과 만날 것”이라고 조코비치의 승리 쪽에 무게를 뒀다. 가디언은 “3회전을 쉽게 통과한 조코비치가 16강 상대인 정현과 어려운 경기를 펼칠 것”이라면서도 조코비치와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4강에서 만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년 전 정현과 조코비치의 승부 때문이다. 2016년 호주오픈 1회전에서 당시 세계 51위였던 정현은 조코비치에게 0대 3으로 완패했다. 조코비치는 당시 페더러(2위)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에 이어 남자 테니스 정상권에 있던 선수였다.

게다가 올해 대회에서 조코비치는 상승세를 되찾고 있다. 조코비치는 2015년 윔블던과 US오픈에 이어 2016년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해 4개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했으나 2016년 말 앤디 머레이(19위·영국)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엔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시즌을 일찍 접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코트에 복귀, 2회전 상대인 가엘 몽피스(39위·프랑스)에게만 1세트를 내줬을 뿐, 1회전 상대인 도널드 영(63위·미국)과 3회전 상대인 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22위·스페인)를 모두 3대 0으로 제압했다.

하지만 국내 테니스 팬들은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롭게 쓴 정현이 노박 조코비치를 상대로 명승부를 펼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이번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의 총상금은 5500만 호주달러(약 463억 원)이며, 정현-조코비치의 호주오픈 16강전은 22일 오후 5시 JTBC FOX3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