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시즌 2차례 이상 선발 용병 중
- 퀄리티스타트 못한 유일한 선수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31)를 바라보는 심정이다. “언제까지 부활하길 기다려야 하느냐”는 한숨도 나온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SK전에 등판한 듀브론트. 롯데 자이언츠 제공

듀브론트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1승을 거둔 베테랑이다.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수술 이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스카우팅 리포트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조원우 감독은 정상에 오르기 위해 듀브론트를 영입했다. ‘린동원’ 조쉬 린드블럼을 두산으로 보내고도 조 감독이 개의치 않았던 이유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딴판이었다. 9일까지 듀브론트는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2와2/3이닝을 던지며 2패만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1.37에 이른다. 특히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가 한 차례도 없었다. 이닝당 볼넷이 평균 1개에 달한다.

10개 구단에서 두 차례 이상 선발로 나와 퀄리티스타트가 없는 외국인 투수는 듀브론트가 유일하다. 두산·KIA·SK·NC는 외국인 ‘원투펀치’의 활약에 힘입어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몇 년간 하위권을 맴돌았던 삼성도 5경기에서 3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한 팀 아델만과 리살베르토 보니야 덕분에 선발진에 숨통이 트였다. 재활 중인 더스틴 니퍼트(kt 위즈)만 아직 1군 선발 등판 기록이 없다.

듀브론트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선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달 1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2번의 시범경기에서도 9이닝 3피안타 1실점(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했다. 지난달 13일 사직 LG전에서는 4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140㎞ 후반대의 빠른 공과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쓰는 제구에 모두 엄지를 치켜세웠다.

비극은 개막전부터 시작됐다. 듀브론트는 SK전에서 4회까지 볼넷 6개를 남발했다. 지난달 30일 NC와의 홈 개막전에서도 6회까지 5피안타 5실점 하며 시즌 첫 패를 안았다. 지난 6일 사직 LG전에선 3회를 마치기 전에 7점을 내줬다.

조 감독은 조금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그는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제 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듀브론트의 다음 등판 일정은 로테이션 일정상 오는 12일 울산 넥센 히어로즈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하성-박병호-마이클 초이스가 버티는 거포 타선을 어떻게 상대할지가 관심사다.

한편 지난 8일 LG전에서 햄스트링 통증을 일으켜 교체된 외야수 민병헌은 가벼운 부상으로 판정 났다. 롯데 구단은 “오른쪽 대퇴이두근 1도 염좌로 근육 손상은 없다. 근막에 약간의 염증이 보여 사흘 정도 휴식과 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지열 기자

◇ 듀브론트 시즌 성적 성적 2패(3경기 12와2/3이닝) 평균자책점 11.37(피안타율 0.275) 투구 내용 5탈삼진 12볼넷 2피홈런 ※자료 : 롯데자이언츠